MBC가 4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노조 파업을 주도한 이근행 위원장과 MBC 사내 게시판에 김재철 사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오행운 PD를 해고했다. 또 41명의 사원들에 대해 무더기 징계조처를 내렸는데, 노조 집행부 20명은 정직 1~3개월 또는 감봉 1~3개월, 입사 동기별 성명서를 주도한 이채훈 PD는 정직 1개월, 다른 직능부문별 단체장과 실명으로 성명서를 낸 편성제작국 보직부장 등은 구두 경고했다.

MBC 사측의 무더기 징계조치는 한마디로 ‘적반하장’이다. MBC노조의 파업이 누구 때문에, 왜 일어나게 되었는가? ‘낙하산 사장’ 김재철 씨가 ‘청와대 조인트 발언’의 주인공인 김우룡 씨 고소를 미루고, 노조와의 약속을 짓밟으며 황희만 씨를 부사장으로 임명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김재철 씨는 노조가 김우룡 고소, 황희만 부사장 임명 철회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는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사태 해결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공영방송 MBC에 손해를 끼친 것은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노조의 파업이 아니라, 노조의 요구를 무시하고 사태를 악화시킨 김재철 씨다. ‘낙하산 사장’ 김재철 씨는 노조원들을 징계할 자격이 없다. 더구나 파업 기간 중 김 씨에 대한 비판 글을 사내 게시판에 올렸다는 이유로 ‘회사 질서 문란’ 등의 꼬투리를 잡아 일반 노조원인 오행운 PD를 해고한 것은 참으로 졸렬한 행태다.

김재철 씨는 이근행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원들에 대한 징계를 즉각 철회하라. MB정권의 방송장악은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 국민의 분노는 눈에 보이지 않아도 반드시 표출된다. 국민들은 이 정권이 방송장악을 위해 내려 보낸 ‘낙하산 사장’들도 예의주시 하고 있다. 김재철 씨는 현명한 처신을 해야 할 것이다.

2010년 6월 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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