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충섭의 민주당 흔들어 깨우기> 정동영 1인 신당도 가능

올해 연초에 정동영의 덕진 출마설이 한창 거론될 때, 당시 미국에 있던 정동영은 <출마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라고 운을 떼었다. 그러나, 정동영은 지난 3월 13일에 정동영은 미국에서 <전주 덕진 출마>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정동영은 3월 22일에 한국에 귀국했다. 이때 기자들이 정동영에게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정동영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라고 했다. 그러나, 정동영은 지난 4월 14일에 무소속으로 후보 등록을 하기에 이르렀다.

여기까지 보면, <정동영은 그간 항상 최선의 경우만을 생각해왔다>라고 볼 수 있다. 정동영은 상황을 가장 낙관적으로 파악한 것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결과는 정동영의 상황판단과 정반대였다. 가장 나쁜 상황만 전개되었다. 당장에 정동영도 <설마 (민주당이 내게 공천을 안 주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게 되었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정동영 자신의 상황판단이 많이 틀렸음을 자인한 것이다.



그러면 앞으로 정동영의 동선은 어떻게 돌아갈까?
엊그제 4월 19일에 정동영은 신건과 무소속 연대를 꾸렸고 공동 유세도 펼쳤다. 이때 기자들이 <신당 창당 가능성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정동영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라고 답했다.

정동영의 전주 덕진 출마 선언과 무소속 출마가 불연속적인 우연의 일치가 아닌, 어떤 연속성을 가졌다면, 정동영은 앞으로 <신당 창당>을 생각해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정동영의 신당 창당은 얼마나 성공 가능성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정동영은 신당을 창당해도 된다. 왜 그러한가. 정동영의 포지션이 신당 창당을 해도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일단, 정동영은 무소속 의원으로 아무 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어도 된다.
현재 정동영은 민주당 탈당및 무소속이어도 대선후보 지지도 12%대다. 이번에 당선되면 그의 대선후보 지지도는 15%대를 넘을 수 있다. 앞으로 무소속 의원으로서 신선한 입법과 강력한 여당 견제를 잘하면 정동영은 20%대 거뜬히 넘길 수 있다. 그렇게 하면 몸값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지사다. 2012년 대선 국면이 되면 민주당에서는 서로 정동영을 영입(?)하려고 난리치게 되어 있다.

이처럼 금뱃지는 정동영에게는 로또와 같다. 이 금뱃지만 가만히 쥐고 있어도 정동영은 엄청난 이익을 얻는다. 로또 상금을 그냥 은행에 저금해놓고 이자만 타먹도 되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정동영은 조금 욕심을 내도 된다. 의석 1석의 정당을 만들어도 별 상관은 없다. 진보신당도 역시 의석 1석도 없지만 정당으로 대접 받는다.

좀더 욕심을 내서 정동영은 민주당 외곽에서 서성거리는 일체의 세력을 이번에 대규모로 규합할 수도 있다. 그렇게 세력을 모아 차후에 민주당에 복당하는 것도 좋은 수다. 그들 세력이 일괄 복당후 정동영의 지지기반이 되는 것도 두말하면 잔소리다.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면 <제3당>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 마침 민주당에 노무현 불똥이 떨어졌다. 장차 노무현 불똥은 여차하면 민주당에 중요한 균열을 일으킬 소지도 있다. 민주당 일부가 떨어져나와 정동영 신당에 엉길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리해보자. 정동영의 옵션은 다음과 같다.
1. 무소속 의원으로 가만히 있기
2. 의원 1인의 1인 정당 만들기
3. 민주당 외곽의 세 모으기
4. 제3당 만들기

정동영은 무소속 1인 의원으로 남아도 되고, 1인 신당을 창당해도 된다. 조금 더 욕심 내서 제3당을 창당해도 되다.

이런 관점에 의하면, 정동영은 오히려 조기 복당을 미룰 필요도 있다. 짧게는 한 1년, 길게는 한 2년간 민주당 외곽에 머믈러도 별 상관이 없다. 정동영은 그야말로 블루오션에서 홀로 마음껏 고기를 낚는 상황이다. <임충섭 : 민주당 당원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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