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법률> 1g의 계약서 1톤의 언어 누가 더 셀까!

브레이크뉴스에서는 주 1회 이상현 변호사의 ‘생활속의 법률’ 제하의 칼럼을 신설하여 독자들에게 언제 어디서든 응급대응의 법률 상식을 공유할 것입니다. 평상시 자신이 체득하지 못한 현안들에 대해서는 둔감하거나 소홀히 간주할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불현듯 예고없이 찾아오는 여러 어려움들에 직면할 때면 당황하거나 대처에 소홀하여 낭패를 볼 때가 적지 않습니다. 이상현 변호사는 ‘정보-지식’ 사회의 다양한 패러다임을 냉철한 안목으로 집중 조망하면서 사회 제반의 굴곡들을 촌철살인 화법으로 명쾌하게 풀어낼 것입니다. 독자 제현들의 많은 성원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편집자주>


▲  이상현 변호사
사건을 맡아 법정 다툼을 진행하다 보면 힘든 싸움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거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으나 사건 자체가 어려운 것뿐만 아니라 처음 의뢰했던 당사자의 사실관계에 관한 주장이 진행과정 중 진실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거나 또는 그 주장 자체는 맞는 것 같으나 그 주장을 설득력 있게 할 증거가 부족한 경우 등이 그것이다.

당사자가 사실관계를 진실과 달리 왜곡하여 설명하고 이를 믿은 변호사가 소송과정 중 상대방의 그에 배치되는 분명한 증거와 맞닥뜨린 경우와 같이 난감한 경우도 없겠지만 주장을 뒷받침할 분명한 증거가 부족하여 패소에 이르게 되는 경우와 같이 당사자에게 뿐만 아니라 담당 변호사에게까지 안타까운 것은 없다고 할 것이다.

우리 한국 사회는 계약서 작성이 관행화되고 엄격한 서구사회와 달리 정에 이끌리고 그러한 정에 의해 법률관계 형성이 되는 경우가 많고, 그러한 점들이 계약서 등의 작성을 도외시하게끔 만드는 경우가 있으며, 결국은 이러한 입증자료의 부재가 법률 분쟁의 단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계약서 작성 관행 등이 아직도 정착되지 못한 점은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계약서 작성을 요구하면서 느낄 어색함이나 ‘계약서 작성까지 요구하면 조잔하게 생각할 것 같은데 그만둘까’하는 생각은 접어 두는 것이 삶의 지혜이자 분쟁을 최소화시키는 한 방법이라고 할 것이다. 
필자도 가족간의 대여금 분쟁 사건을 맡아 진행하면서 애를 먹은 적이 있었는데, 사건의 개요는 의뢰인이 형제자매에게 돈을 은행간 계좌이체도 아닌 현금으로 빌려주면서도 차용증 등 대여관계를 뒷받침할만한 문서하나 작성하지 않은 경우였다.

다행히 빌려줄 당시의 정황과 그 이후의 제반 사정 등을 종합 주장하여 빌린 주체 중 한명에 대한 반환책임은 법원으로부터 인정받았으나 다른 한명에 대하여는 직접적인 입증 자료가 없음을 이유로 하여 그 책임을 인정받지 못하였었다.

당시 기억으로 “이 때 차용증 비슷한 종이 한 장만 있어도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수차례 들곤 했던 것이 아쉬움 아닌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예전 서울에서 근무하는 판사들이 ‘계약서 작성하기 운동’을 한 적이 있다. 판사들도 직접 재판을 담당하면서 가장 아쉽게 느낀 것이 당사자의 주장을 뒷받침할만 문서 하나 없는 것이 가장 큰 부분이 아니었을가란 점을 쉽게 추측해볼 수 있을 때 그 운동을 한 취지와 심정은 누구나 공감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또한, 내가 누군가와 계약하는 것은 최종 재판에까지 이르게 만들 법률관계를 만드는 것이기에 당장 그 자리에서 계약서 작성을 요구하면서 느낄 어색함이나 ‘계약서 작성까지 요구하면 조잔하게 생각할 것 같은데 그만둘까’하는 생각은 접어 두는 것이 삶의 지혜이자 분쟁을 최소화시키는 한 방법이라고 할 것이다.


◇ 이상현 변호사 프로필

現 ‘이상현 변호사’ 사무실
광주 ‘로컴’ 법무법인
연세대 법학과 卒
제44회 사시 합격
사법연수원 제35기
전남 교육청 교직복무심의회 위원
광주 남구청 의정비심사위원회 위원
이메일:
isak71@hanmail.net
TEL(062)714-1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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