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김종호기자] 최근 1조원대의 해상운송업체 팬오션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으로 사세를 불린 국내 최대 축산업체인 하림이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복잡한 지배구조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무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요원 70여명을 투입해 전북 익산 하림 본사에서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하림에 대한 세무조사는 지난 2012년 정기세무조사 이후 약 3년 만이다.
하림은 조세시효기간인 5년이 안된 시점에 세무조사를 받아 이번 조사가 특별 세무조사가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 정확한 조사 목적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팬오션 인수 과정이나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에 닭고기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탈루가 드러났을 것이란 추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계열사 ‘올품’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하림은 닭고기 부위별 판매업체이자 핵심 계열사인 ‘올품’과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올품의 내부거래 비율은 2013년 21.2%(매출액 3464억4000만원 중 736억9000만원), 2014년 21%(매출액 3466억2000만원 중 729억5000만원)에 이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제일홀딩스가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제일홀딩스가 상장사인 하림과 선진, 팜스코를 지배하고 있으며, 비상장사인 제일사료, 멕시칸산업 등도 지배하고 있다.
또 제일홀딩스가 지분 68.09%를 가지고 있는 하림홀딩스가 NS쇼핑과 한강씨엠 등을 지배하면서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하림그룹 계열사는 닭 가공업체인 하림과 사료전문업체 제일사료, 양돈 전문업체 팜스코, 홈쇼핑 업체 엔에스쇼핑(NS홈쇼핑) 등 총 31개다.
제일홀딩스의 최대 주주는 김홍국 회장(7.28%)이며, 2대 주주는 한국썸벧으로 지분율은 6.89%다.
한국썸벧은 닭고기 가공업체인 ㈜올품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품은 김 회장의 장남 김준영씨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김 회장의 아들 준영씨는 '㈜올품→한국썸벧→제일홀딩스→㈜하림'으로 이어지는 하림그룹의 지배구조에서 실질적 '대주주'에 올라있는 상황이다.
㈜올품은 구 '㈜한국썸벧판매'가 2013년 3월1일 올품을 흡수합병하면서 ㈜올품으로 사명을 변경한 기업이다.
현재 준영씨는 올품의 주주로만 등재되어 있을 뿐 베일에 싸여 있어 향후 하림의 승계 구도에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도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림그룹은 지난 6월에 법정관리 중이던 팬오션을 1조79억원에 인수, 자산 규모가 5조원을 넘어서면서 내년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 집단에 포함된다. 그만큼 오너일가가 경영권을 행사할수 있는 그룹의 시세가 커졌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