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섭 기자의 말말말] 꿈꾸는 청춘들이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세상

 

을미년(乙未年) '양의 해’가 저물고 병신년(丙申年) ‘붉은 원숭이의 해’가 밝았다. 을미년(乙未年)의 마지막날 낙조(落照)는 어느때보다 붉은 빛을 잃고 쓸쓸히 저 수평선넘어로 사라졌다.이어 몆시간 만에 희망이라는 꿈을 품은 붉은 태양이 2016년 병신년(丙申年)을 등에 업고 지평선위로 힘차게 떠올랐다.

 

오늘 이 아침, 님의 가슴으로 들어온 태양이 어제의 그것과 다를 리 없지마는 새해를 맞이한 나와 너, 그리고 우리라고 불리워지는 모든이들의 머리속엔 나름대로 새해에 거는 각오와 기대가 희망으로 가득찼을 것이다.그것이 어떤 것이라 할지라도  오늘이 어제보다 낫고, 내일이 또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아주 작고 소박한 믿음 때문이다.

 

필자는 2016년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제구포신(除舊布新)'을 추천한다. 제구포신은 '춘추좌전'에 나오는 말로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뜻이다.

 

"옛 사람들은 낡은 것은 버리고 새것은 받아들이되 낡은 것의 가치도 다시 생각하고 새것의 폐단도 미리 보고자 했다". "이것이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모두의 마음이며 진정한 제구포신의 정신"이 아닐까 싶다.

 

또 '제구포신(除舊布新)'은 구태를 버리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를 바라는 소망의 뜻이기도 하다. 청년세대가 희망을 갖고 새 시대를 시작하고 중년들이 이 나라를 올바른 기초위에 있기를 희망하고 나라가 안정이 되도록 진리가 실천이 됐으면 좋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필자의 기대와는 달리 지난 2015년 끝자락에서 바라본 실상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았다.아이들 삶의 질은 꼴찌였고 GDP 대비 복지비율도 OECD 최하위였다. 빈부격차는 두말이 필요없는 최대이고 한국노인 빈곤 율 역시 세계 1위고 어려울 때 의지 할 사람 없는 것 또한 OECD 국가중에 꼴찌다.

 

이렇듯 사회안전망의 구멍이 뻥뻥 뚫리다 보니 헬(hell)조선이라는 신조어가 탄생된 해이기도 했다.

 

어느 집이나 고만고만한 우환은 다 있기 마련이다. 누구에게나 다 있음직한 작은 우환조차도 마음이 허해 삐딱한 시선으로 한 쪽 면만 바라보며 근심과 걱정으로 1년 내내 살아 왔는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원하든 원치 않든 새해라는 태양은 자연의 순리대로 이미 떠 올랐다. 올 한해는 대다수 국민들이 극심한 내수 침체 속에 경기가 살아나길 기원했으리라! 가뭄과 가을철 장마 등 궂은 날씨때문에 속을 끓였던 농어촌 할배,할매들도 아마 재해(災害)가 없는

태평성대(太平聖代)를 바라고 기원했을지도 모른다. 그뿐이랴, 취업을 앞두고 있는 청년들의 간절한 꿈도 두 말할 것 없이 안정적인 취업이 아닐까? 싶다.

 

언제나 그러하듯 새해 소망은 시대에 따라 각자각자 조금씩 변한다. 하지만 결코 변하지 않는 소망들도 있으니 한번 들여다 보자.

 

변하지 않는 소망중에‘건강’이 으뜸이라면 '재산'을 늘리고자 하는 꿈이 둘째일 것이고‘가정의 행복’이 그 다음이란다.

 

대 다수의 국민들은 이것들이 앞으로도 결코 변치 않을 새해 소망들이자 희망이라고 10명중 9명이 답했다고 하니 맞는 말 같기도 하다.

 

앞서 트렌드 분석 회사인 다음소프트가‘병신년(丙申年)’새해 소망 중 우선순위를 발표한 결과 새해 소망 1위는 ‘건강’이 차지했다. 하지만 앞서 주장한대로 2위가 재산의 증식이 아니라‘시험’(試驗)이라는 다소 의외의 답이 나왔다.

 

필자는 재산증식과 시험은 포괄적인 의미에서 똑같은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인생에서 진학시험이나 취업시험만큼 중요한 것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취업은 곧 재산증식 이라는 공식도 성립된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새해 소망 1위에 ‘이직’(移職)이 꼽히기도 했다. 청년 실업도 시급히 해결 해야 할 문제지만 현재 직업에 만족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많다는 방증이어서 뒷맛이 씁쓸하다. 새해 소망은 분명 우리가 추구하는 희망이고 꿈이지만 성취하기는 쉽지 않다.

 

맞는 말이다.무작정 희망을 앞세우기에는 현재 "대한민국호"가 그리 순탄한 항해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처해 있는 현실이 그렇게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헛발질은 물론 뒷걸음이라도 칠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는 게 더 솔직한 표현일 것이다.

 

그만큼 새해 벽두부터 우리에게 던져진 과제가 하나둘이 아니며 그중에도 가장 시급한 것이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경제 문제다. 이러한 고비를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2016년 운세(運勢)도 결정될 것이다.

 

평범한 우리는 언제나 복잡한 일상속에서 자신의 일 외에 어떤것에도 관심 갖기가 어렵다. 먹고 살기 바쁘고 힘들다는 이유로 내 삶을 지배하는 힘 앞에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고통과 슬픔에는 눈 감은 채 나만의 이해득실만을 바라보는 게 지금의 우리 자화상이다.

 

먹고사는 문제 앞에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는 것이 모두의 공통된 생각이다.무한 경쟁에서 내게 주어진 단 한번의 기회마져도 놓친다면 다시 따라 잡기가 쉽지 않다. 현대사회는 급격한 과학기술의 발달과 이익을 최대한 챙기는 경제구조 속에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때문에 십수 년 동안 오랜 공부를 마치고 사회에 처음 발을 내딛는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다. 더 우려하는 것은 한창 일하고도 남을 나이의 숙련된 근로자들이 어정쩡한 나이에 생활의 터전에서 강제로 내몰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다.

 

왜 거리에 가련한 청춘들이 저렇게 넘쳐나는지 새해에는 더 이상 묻지 말자. 우리는 이미 그 이유를 알고 있으니까, 청년실업 문제는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노인이 가난에 허덕인다고 노인 문제가 아닌 것과 같듯이 말이다.

 

당장 눈앞에 걱정스러운 현실이 존재한다는 것이 슬프다. 늘어만 가는 가계부채에 국민의 삶은 송두리째 저당 잡혔고 계층간 갈등과 양극화는 우리사회의 시한폭탄이 되어버린지 이미 오래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못한 젊은이들의 분노는 이미 우리사회의 갈등 한계의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다. 성장의 과실이 한쪽으로 몰리면 공생의 길이 붕괴될 수 있다.

 

지난 몇년간 우리 사회에는 참으로 불미스럽고 애통한 수많은 사건 사고가 발생했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만 다시금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에 한번 더 강조하고 싶다.

 

필자가 생각하는 2016년은 내 이웃과 공동체의 고통과 아픔을 함께 하려는 노력이 먼저 였으면 좋을것 같고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들과 주변을 미처 돌아보지 못한채 자신의 안위만을 우선해왔던 시간들을 반추해 보고 서로에게 응원해 보자.

 

님아! "날이 춥다고 마음까지 얼어서야 되겠어요". 님아! 얼마가지 않아 햇살은 더욱 따스해지고 매서운 바람도 고요해질테니 지금 너무 슬퍼 말아요, 앞이 안보인다고 절망은 더욱 안돼죠, 우리 마음속에 환하고 따스한 불을 밝혀 서로 서로 보듬어 새로운 한해의 시작을 열어가자구요..

우리 서로 함께 하면 작은 행복 속에서 큰 희망을 볼테니까요 라고 말이다.

 

꿈꾸는 자만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 늘 열린 생각을 가지고 날마다 행복하다는 마음으로 보람되고 소중한 꿈을 2016년 희망의 바구니에 가득 가득 담아 청춘들이 희망을 노래하는 한 해를 만들어 가자.

그리고 이웃들에게도 많은 복 전하며 살아가는 것도 잊지 말면서 말이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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