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신의 세계,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마법사의 세계 등 매 작품마다 무한한 상상력이 가득한 판타지 세계를 선보여온 애니메이션의 명가 지브리 스튜디오가 2010년 새 작품 <마루 밑 아리에티>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공간, 바로 마루 밑 세계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인간 몰래 그들의 물건을 빌리며 살아가는 마루 밑 소인들의 세계를 배경으로, 처음 인간세상으로 작업을 나선 10cm의 소녀 아리에티가 펼치는 모험을 그려낸 감성 판타지 애니메이션 <마루 밑 아리에티>. 10cm 소인인 아리에티 가족이 인간들 몰래 살아가고 있는 마루 밑 세계, 즉 바퀴벌레, 귀뚜라미와 같은 벌레들만 가득할 것 같은 미지의 세계를 어떻게 표현해내느냐는 <마루 밑 아리에티> 제작진에게 주어진 커다란 숙제였다. 이번 작품으로 감독 데뷔신고식을 치른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은 마루 밑 세계를 표현함에 있어서 기존의 습기가 많고 곰팡이 냄새가 가득한 이미지를 탈피해 <마루 밑 아리에티>만의 마루 밑 세계를 창조해냈다.

마루 밑에 밝은 빛이 가득한 이유?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은 가장 먼저 소인들의 쾌적한 마루 밑 생활을 현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그 결과 소인들이 마루 밑을 밝게 하는 아이디어 몇 가지가 탄생했다. 바로 인간이 사용하지 않는 병이나 렌즈를 사용해 햇빛을 모은 다음 알루미늄 호일로 반사시켜 빛을 내도록 한 것이다. 물론 흐린 날이나 밤에는 인간세계에서 전기를 조금 빌려와 작은 전구로 빛을 낸다는 설정을 두는 세심함도 잊지 않았다.

마루 밑과 마루 위 인간세계를 연결하는 통로는?

또 하나의 과제는 마루 밑 세계와 인간세계를 어떻게 연결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떠올린 아이디어는 집안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콘센트와 벽지의 무늬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10cm에 불과한 소인들은 전기 콘센트의 좁은 틈을 통해 인간의 세계로 들어가거나, 때로는 벽지의 무늬를 따라 정교하게 종이를 뚫어 그 곳을 문처럼 이용해 물건을 빌리러 다니는 것으로 설정했다.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과 스탭들은 이런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해 소인세계 판타지를 창조해낸 것이다.

10cm 소인들의 눈에 비친 세상의 모습은 어떨까?

마지막으로, 소인들의 눈에 비친 세상의 모습을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몇 가지 독특한 스케치 작업이 이루어졌다. 나뭇잎의 가장자리, 벽돌 끝이 부서진 부분 등을 매끄럽지 않고 거칠게 표현한 것도 소인들에게 나뭇잎과 벽돌이 얼마나 큰 사물인지를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단추나 우표 등 소소한 잡동사니들을 아리에티네 집의 벽을 가득 채우는 장식품으로 그려 넣어 관객이 소인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했다. 이렇게 탄생된 <마루 밑 아리에티>의 마루 밑 세계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오랜 창작 노하우와 아이디어가 총 동원된 새로운 판타지 세계를 선보이며, 관객에게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더해줄 것이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마루 밑 판타지 세계를 확인할 수 있는 감성 판타지 애니메이션 <마루 밑 아리에티>는 오는 9월 9일(목) 개봉,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이어 국내 관객들을 또 한번 매료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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