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에게 '깨끗한 환경'을 안겨주세요"

[중앙뉴스=김종호 기자] 겨울철부터 봄철까지 우리나라가 황사와 미세먼지, 스모그(smog)로 뒤덮이는 날이 잦아지고 있다. 황사는 중국의 사막지대에서 불어오는 반면, 미세먼지 오염과 스모그 현상은 국내외 요인이 혼재해서 발생한다.

 

하지만 이처럼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환경오염에 정부의 해결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경유값 인상이나 애꿎은 고등어·삽겹살 규제 등 서민 목 조르기 대책만 내놓기에 급급하다. 미세먼지로 희뿌연 하늘을 바라보는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면서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건가.

 

마냥 손 놓고 있을 수 만은 없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젊은 벤처인들을 중심으로 해결책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그 중 미세먼지 측정기 ‘반디’를 개발한 브릴리언트 앤 컴퍼니(Brilliant & Company)도 바로 이러한 스타트업 중 하나다. 반디는 실시간으로 주변 공기를 측정, 스마트폰 앱을 통해 대기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IoT 라이프케어 서비스다. 측정결과를 토대로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유용한 가이드도 제공한다.

 

▲ 브릴리언트 앤 컴퍼니(Brilliant & Company) 손용택 CSO © 김종호 기자


▲ IoT 기술 활용, 라이프 케어 서비스 제공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의 공포는 이제 눈으로 보일 정도로 그 위험성이 심각해졌다. 시민들은 연일 잘못된 예보를 남발하는 기상청뿐 아니라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에 대해 불신감을 숨기지 않는다. 더구나 미세먼지 대책으로 정부가 내놓은 ‘경유값 인상’과 ‘고깃집 규제’는 여론을 더 악화시켰다.

 

“미세먼지 측정기는 주로 대도시 중심으로, 주민센터·보건소 옥상 등의 지정된 장소에서만 설치됐다. 대기질은 높이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주민센터 옥상의 공기질과 생활공간 속 엄마와 아이가 마시는 공기질은 다를 수 있다. 감시사각 지대가 있어 실질 반영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반디’는 미세먼지를 실시간으로 측정, 스마트폰을 통해 그 시간, 그 공간에서 가장 적합한 가이드를 제공한다.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으로 모아진 미세먼지 정보를 바탕으로 사각지대가 없고 실질 반영도가 높은 대기질 지도를 만들 수 있다.”

 

브릴리언트 앤 컴퍼니(Brilliant & Company)는 IoT 기술을 활용, 영유아가 보다 건강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반디’라는 이름도 깨끗한 공기에서만 살아갈 수 있는 생물의 대명사인 ‘반딧불’에서 따온 것이다.

 

브릴리언트 앤 컴퍼니는 ‘미세먼지’에 주목했다. 스마트 액세서리가 ‘미세먼지’의 농도를 측정하면 이용자가 앱을 통해 이 수치를 확인·공유하여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핵심 서비스다. 액세서리 형태 디바이스라 휴대가 간편하고, 자녀와 함께 외출할 때 유모차나 가방에 달고 다니면서 환경 정보를 바로 확인 할 수 있다.

 

 

▲ 아이 키우는 젊은 엄마들이 먼저 알아본 ‘반디’

 

현재 영유아를 키우고 있는 젊은 엄마들에게서 즉각적인 반응이 나왔다고 손용택 전략이사는 전했다. 젊은 엄마들은 애들을 키울 때 유해환경 요소를 감지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

 

‘반디’는 “실내에 미세먼지가 심하면 창문을 여세요”처럼 유용한 가이드를 제공, 소비자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한다. 액세서리 형태로 된 ‘반디’를 휴대하고 다니다가 오염도가 심각한 지역을 지날 경우 측정한 정보를 블루투스를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전송한다.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앱을 통해 분석한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주변의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 향후에는 생활속에서 꼭 필요하지만 놓치기 쉬운 환경데이터를 측정· 공유하는 SNS 플랫폼 구축이 목표라고 손용택 전략이사는 설명했다.

 

 

▲ 카피캣은 카피캣일 뿐

 

중국은 ‘환경문제’라는 국가적 재앙에 직면했다. 급속한 도시화·산업화로 인해 중국내 환경오염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브릴리언트 앤 컴퍼니는 이미 중국진출을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란 거대한 시장에서 분명히 등장할 카피캣이 걱정됐다.

 

이에 관해 손용택 CSO는 “핵심은 크라우드 소싱을 통해 쌓인 데이터와 그것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게 플랫폼이다. 디바이스는 카피할 수 있지만 플랫폼을 뛰어 넘을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플랫폼을 누가 선점하고, 이 분야에서는 어떤 브랜드가 최고라는 것을 각인시키는게 필요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브랜드를 선점해서 플랫폼을 구축, ‘반디’만의 고유가치를 창출하겠다는게 브릴리앤트 앤 컴퍼니의 선도 전략인 것. 크라우스소싱을 통해 켜켜이 쌓여진 ‘고유가치’는 카피될 수 없다.

 

첫 발걸음은 IoT 디바이스 출시, 그 너머에 플랫폼이 있다. 카피캣은 카피캣일 뿐. 디바이스는 하나의 점이고, 진정한 고유가치는 그 점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에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단순히 카피캣 전략으로 반디의 고유가치를 흉내낼 수 없다고 손 이사는 강조했다.

 

그는 유럽 등 서구권에 대한 진출 계획도 빼놓지 않았다. 유럽·미국 등 서구권은 미세먼지 보다는 오래된 집에서 발생하는 곰팡이,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새집증후군 등이 더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각 지역의 특성에 맞춰 진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Stay connected, Live healthier

 

손 이사는 오랜 시간 대기업 헬스케어, IoT 기획·개발 분야에서 종사했다. 그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은 전혀 다른 스타일의 업무구조를 갖고 있다. 스타트업은 굉장히 빠른 의사결정과 피봇(Pivot)이 가능하다”며 “그게 유일한 강점이지만 지금 시대에선 가장 강력한 성공 요소중 하나다. 재빠른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트렌드를 즉각적으로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은 재빠른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현 시점에서 효과적이고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다. IoT 제품은 주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대기업 의사결정자의 연령은 50대 이상으로 이뤄졌다. 소비자의 니즈(needs)와 원츠(wants) 파악에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핏빗(fitbit) 스마트밴드가 1000만대 이상 판매된 시점에, 한 임원이 ‘이런 걸 누가 사냐, 시장이 없어’라고 반문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과거의 견고한 대기업 조직문화가 지금은 맹점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브릴리언트 앤 컴퍼니는 라이프 케어로 방향을 잡았다. 헬스케어는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서비스다. 라이프케어는 몸 주변의 환경을 좋게 만드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이러한 고민이 쌓이다 보니 ‘미세먼지’ 이슈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했고 앞으로 자외선, 유기화합물 등 우리를 둘러쌓고 있는 주변 환경문제로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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