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현대카드 리볼빙 불법판매"…금감원 '봐주기' 논란

[중앙뉴스=김종호 기자] 리볼빙 서비스 불완전 판매로 적발된 현대카드에 대해 금융당국의 제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카드는 해당 부문에서 지난해 2035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은 카드 사용액의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 금액은 이자를 물고 다음달에 결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당장 돈이 부족한 소비자에게 필요한 서비스지만, 리볼빙에 적용되는 금리가 높아 많은 소비자들이 리볼빙 서비스 이용을 기피하고 있다. 굳이 높은 금리의 수수료를 물면서 리볼빙을 이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리볼빙 판매와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 금감원, 봐주기식 검사? …현대카드 불법 리볼빙 판매 사상 최대 수익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카드사 리볼빙 수익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현대카드의 리볼빙 서비스 수익은 2천35억원으로 업계 1위인 신한카드(1천672억원)를 제쳤다.

 

8개 카드사 리볼빙 수익은 2012년 1조1천억원에서 2015년 1조원으로 감소한 반면 현대카드의 리볼빙 수익은 같은 기간 1천759억원에서 300억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리볼빙 서비스란 카드 결제대금 일부를 이월하는 서비스로 이월 대금에는 최고 20%대의 고금리가 적용된다. 리볼빙은 금액이 지속 누적되다 보면 높은 금리로 인해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위험이 생긴다. 이 때문에 소비자가 서비스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한 뒤 가입을 결정해야 하는 상품이지만, 카드업계의 불건전한 판매 관행으로 인해 민원이 잦았던 부분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카드사들의 리볼빙 서비스 불완전판매 실태를 조사한 결과 현대카드의 불완전판매 행위를 적발했다.

 

금감원 실태조사 결과, 현대카드는 리볼빙 서비스에 가입했지만, 여유 자금이 충분해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리볼빙 서비스를 유도하거나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자가 붙는 사실을 고객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등 불완전 판매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현대카드의 리볼빙 불완전 판매가 2012년부터 시작되면서 고객들이 부담한 금리도 최고 10% 중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현대카드에 대한 현장검사에서 고금리가 적용된다는 점을 고객에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리볼빙 서비스를 신청하게 한 사실을 적발하고 제재 절차에 착수한 바 있다.

 

금감원은 "지난 7월말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었지만 심의위원들이 임직원 개입했는지 파악하길 요구해 재검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다음달 중에 결론을 내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와 관련 현대카드 관계자는 “ 수익이라는 단어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용어의 해석차이나 받아들이는 입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며 "금융사에서는 수익을 순이익 개념이 아닌 매출개념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는 것에 관해서는 “일부 불완전판매에 관해 지적을 받았다. 아직 제재가 확정이 나지 않았다. 확정이 난다면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적받은 사항은 교육 등의 내부통제를 통해서 강화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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