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공직 경험이 전혀없는 ‘워싱턴 아웃사이더’트럼프가 대선출마 선언 1년여 만에 162년 전통의 보수정당인 공화당의 명함을 들고 마침내 제 45대 미국 대통령에 오르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미국의 기업인이자 방송인이며 정치인인 트럼프는 '트럼프 오거니제이션(Trump Organization)'의 회장이며 트럼프 엔터테인먼트 리조트(Trump Entertainment Resorts)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2015년 미국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2016년 5월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결정됐다.

 

트럼프는 대선 후보로서 상식에 벗어난 막말논란과 행동으로 여론의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는 등 공화당내에서 조차 환영을 받지 못했다.미국의 '정치 이단아' 라고까지 무시당하고 조롱받던 도널드 트럼프가 예상을 뒤집고 백악관 입성에 성공하게된 원인이 무었일까?

 

가장먼저 눈에띄는 것이 대선의 잠정 투표율이다.이번 미국 대선에서 투표율은 56.9%로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58.6%)보다도 낮았다. 민주당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가 저조했던 것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백인 여성들의 선택도 한몫했다.

 

현지 언론들의 출구조사에서 백인 여성 유권자의 51%가 클린턴이 아닌 트럼프를 지지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이는 트럼프의 인종·성차별 발언에도 백인 여성들이 트럼프를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

 

백인 여성들보다 더 결정적인 원인은 분노한 백인 남성들의 표다. 여성 대통령 탄생 가능성, 소수 인종 비율 급증 등으로 사회적 입지에 위기감을 느낀 백인 남성들의 표가 트럼프에게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과거 '프랭클린 루스벨트'나 '존 케네디' 전 대통령이 라디오나 TV의 덕분으로 대통령이 될수 있었다. 소셜미디어(SNS)는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트럼프는 직접 네티즌들과 소통하며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등 나름대로 주도면밀한 전략이 통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좌파, 엘리트층의 자만과 건방짐도 트럼프에게는 득이됐다.진보 진영과 엘리트층은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은 이념적으로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진보진영과 엘리트층의 비판에도 유권자 대다수는 인종, 성차별, 외국인 혐오 논란에 개의치 않고 아웃사이더 트럼프를 선택했다.

 

특히 민주당 성향이 강하지만 불황에 신음하던 백인 노동자들은 과거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을 지지했듯 트럼프를 선택했다. 바로 힐러리와 경합을 벌리고 있던 중서부와 미시간에서 '레이건 데모크랫' 현상이 다시 나타난 것이다.

 

클린턴이 거물 정치인, 할리우드 스타들과 유세를 할 때 트럼프는 노동자 밀집 지역을 발로 뛰면서 정치로부터 소외됐다고 느끼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머리에 담아 이들을 대변했다.

결국 주류 사회에서 소외된 유권자들은 트럼프를 지지함으로서 엘리트 계층에 보란듯이 복수를 한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 원인은 힐러리에게 있었다.주류 정치인으로서 대중에게 오랫동안 노출됬지만 유권자들에게 새로울 것도 특별할 것도 없는 한명의 정치인에 불과했다.

 

힐러리는 여성 대통령 후보만이 갖을수 있는 섬세고 꼼꼼한 정치를 표방했지만 각종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 대부분이 클린턴을 부패하고 신뢰할 수 없는 정치인이라고 판단했다.

 

힐러리는 애초에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는 '이메일 스캔들'과 같은 행동을 하지 않았어야 했으며 FBI 재수사도 받지 말았어야 했다. 선거 전 무혐의 처리로 혐의를 벗었지만 클린턴이 스스로 지지율을 회복하기에는 무리였다.

최악의 대선이라고 불렸던 제 45대 미 대통령선거는 결국 힐러리가 아닌 이단아 트럼프의 KO승으로 끝났다. 이제 트럼프의 시대는 부정할 수없는 현실이 됐다.

 

큰일이 생길때마다 영원한 우방이라며 미국을 치켜세웠던 우리 대한민국은 이제 어떻게 이단아 트럼프와 맞장을 뜰지 자못 궁굼하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한국은 안보와 경제 등 모든 면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그 어느 때보다 국가적 차원의 발빠른 대처가 요구되는 시점이지만, 작금의 대한민국 형편은 파산 일보직전이다. 어느한군데 성한곳이 없을 정도다.

 

대통령의 통치능력은 이미 상실된지 오래고 모든 국정도 마비된 상태다.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순 없다. 트럼프 내각이 출발하기 전까지 향후 6개월은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반영할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다.

 

지난9일 박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자와 전화통화를 하고 공고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고는 하지만 이는 '레토릭'에 불과하다. "만나뵙기를 고대한다"는 박 대통령의 말도 뒷북처럼 들린다.

 

나라가 온통 ‘최순실 파문’에 휩싸여 외교·안보 지휘체계까지 흔들리면서 한국의 미래는 불확실성으로 접어들었고 국가 리더십은 진공 상태다. 한국은 과연 이 파고를 이겨낼 수 있을까?

 

약삭빠른 아베 총리는 벌서 트럼프와 통화에서 미·일 동맹의 공고화를 강조한 데 이어 오는17일 뉴욕으로 날아가 트럼프와 회담하기로 했다. 트럼프가 정책을 구체화하기 전 직접 만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주일 미군 주둔비,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등을 조율하겠다는 것이다.

높은 국민 지지를 배경으로 자신 있게 속도감 있는 외교를 펼치는 아베의 행보가 돋보인다.

 

일본이 경제대국이 된 이유가 바로 이런 민첩함에 있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도 멀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며 일본에게 계속 지고있는 이유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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