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서울에 살다가 높은 전셋값 이유로 지난해 경기도에 주택을 구입한 사람의 비중이 6년 만에 가장 컸다.

 

지난해 경기도에 거래된 주택 100채 중 15채꼴로 서울 거주자들이 매입했고 상당수는 서울의 비싼 전셋값 등을 감당치 못해 떠난 ‘전세난민’으로 보인다.

 

▲ 고양 일산의 한 아파트 전경     © 연합뉴스

 

18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 매매 실거래 통계에 따르면 올해 경기지역에서 거래된 주택 27만7천97건 가운데 서울 거주자들이 매입한 주택은 총 4만2천680건으로 전체의 15.4%를 차지했다.

 

전년도인 2015년의 13.5%에 비해 2%포인트 가까이 비중이 커진 것으로 전셋값 등 집값 상승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지난해 서울지역 주택 전셋값은 전년 대비 1.95% 올랐다. 2015년 7.25% 오른 것에 비하면 오름폭이 줄었지만 2014년 말에 비해선 전셋값이 10% 가까이(9.61%) 뜀박질하면서 2년 마다 전세 재계약을 하는 세입자 입장에서 보증금 인상이 버거워졌다.

 

실제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은 작년 말 기준 73%를 넘어섰고 서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일부 강북지역의 아파트는 80∼90%에 육박하는 등 전셋값이 매매가격 수준에 맞먹는 곳이 늘고 있다.

 

부동산114 리서치팀 이미윤 과장은 "장기간 전세난에 시달린 세입자들이 집값이 비싼 서울을 대신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기도의 아파트 등으로 이탈하고 있다"며 "서울에 출퇴근하기 좋은 지역에 많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서울 시민의 주택 매입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고양시(6천141건)였다. 서울 시민이 두번째로 집을 많이 산 성남시(3천527건)에 비해서도 압도적인 수치다.

 

이미윤 과장은 "고양시는 서울 은평구와 인접한 곳으로 서울 도심권에 직장을 둔 사람들이 선호하는 곳"이라며 "지리적으로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상대적으로 집값이 높지 않아 매입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양·성남 다음으론 남양주시가 3천295건으로 세번째를 차지했고, 부천(3천170건)·용인(2천946건)·화성(2천401건)·수원(2천275건)·의정부시(2천158건)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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