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을 대표하는 성악가 소프라노 조수미 씨의 중국 공연이 취소됐다.     © 중앙뉴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한국을 대표하는 성악가 소프라노 조수미 씨의 중국 공연이 취소됐다. 당초 조수미 씨는 다음 달 광저우를 시작으로 베이징과 상하이로 이어지는 중국 순회공연을 준비 중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신청했던 비자 발급이 계속 미뤄지다가 급기야는 공연까지 취소되어버렸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과 관련한 중국의 보복 조치가 문화예술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수미씨는 24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뉴욕 타임스지의 기사를 링크해 “저의 중국투어가 취소되었음을 알립니다. 그들의 초청으로 2년 전부터 준비한 공연인데 취소 이유조차 밝히지 않았습니다”라며 “국가간의 갈등이 순수문화예술분야까지 개입되는 상황이라 안타까움이 큽니다”라고 소식을 알렸다.

 

뉴욕 타임스도 조수미 씨의 공연 취소 결정은 중국이 고고도미사일 방어 시스템(사드 THAAD)에 대한 보복으로 이런 조처를 했다고 보도했다.공연을 함께 하기로 한 세 곳의 중국 현지 오케스트라 역시 22일 조수미 씨에게 공연이 취소됐음을 알렸다.

 

상하이 심포니, 광저우 심포니, 베이징의 차이나 필하모닉 등 세 곳의 오케스트라는 중국 소셜미디어인 위챗의 공식 계정에 공연 취소를 알리는 공고문을 냈지만 취소의 이유는 전혀 밝히지 않았다.

 

차이나 필하모닉의 경우 “특별한 사정 때문에” 조수미와 한국인 지휘자 정민이 공연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광저우와 상하이, 베이징 공연은 모두 조씨와 정씨 대신 중국인 소프라노와 지휘자로 교체됐다. 다만 2월3일과 4일 홍콩 필하모닉과 협연하는 공연은 취소되지 않았다.

 

한국 대표 피아니스트 백건우 역시 조씨의 공연 취소 결정이 있기 며칠 전 3월 18일 예정된 중국 구이양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이 취소됐다. 백씨 자리는 중국인 연주자로 교체됐다.

 

국내 클래식 공연 기획사 관계자는 “정확한 사유는 모르지만 백건우 선생님이 ‘사드 문제로 중국 공연이 취소됐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들었다”고 전했다.조씨의 가족들도 뉴욕타임스에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조수미는) 거의 10년 동안 매년 중국에서 공연을 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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