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탄핵.. 총과 칼로 쟁취한 승리 아니다

 

▲ 윤장섭 편집국장     © 중앙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그리고 대통령 탄핵이후에 치러질 조기대선 까지, 모처럼 설을 맞이해서 고향에 찾은 귀성객들의 설 명절, 밥상머리 토크는 이제 끝났다.

 

고향을 찾은 방방곳곳의 국민들은 국가의 틀을 파괴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안주삼아 씹고 또 씹어봤지만 탄핵정국이 정리되기는커녕 ‘이게 나라냐’라는 비탄(悲歎)만을 홍수처럼 쏟아내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국민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설 연휴 기간 내내 대선주자들은 헌법재판소가 오는 3월 13일까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겠다고 하자 금방이라도 왕관을 쓸것 처럼 민생 행보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며 분주하게 자신들을 팔고다녔다.

 

하지만 설 민심은 이들의 생각처럼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마땅히 찍어줄만한 후보가 없다는 것이 설밥상 민심 이었다. 오히려‘정치 스트레스’지수만 점점 높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실종된 '정책, 깜깜이' 대선이 될 것이라는 경고를 이미 국민들은 정치권에게 보내고 있다.

 

국민들이 이번 조기 대선이 실종된 '정책, 깜깜이' 대선이 될 것이라고 예단(豫斷)하는 이유는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자는 '정권교체론'과 기존 정치권을 갈아치워야 한다는 '정치교체론' 등이 붉어지면서 시작됐다.

 

국민들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이 국민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정책과는 거리가 먼 방향으로 선거 구도가 흘러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선판이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것이다.지금의 분위기에서 대선이 언제 치러지고 어떤 대결 구도로 펼쳐질지 감히 누구도 단언(斷言)하지 못한다. 또 나라를 구하겠다고 대선판에 뛰어든 주자는 넘쳐나지만 정작 꼭 찍어야할 정도로 마음에 드는 후보는 없다는 것이다.

 

현재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대략 십수명이지만 야권 후보들의 목소리가 제일 크게들린다.

 

최순실 사태가 터지면서 야권은 잔치집 분위기다. 국민들의 민심이 이미 여권을 떠났기 때문이다. 야권의 유력 대권 후보로 알려진 한 주자는 이번에는 무조건 정권을 취할수 있다는 확신에 차있는 듯 하다. 분위기도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제대로된 한방을 터뜨릴만한 여권의 후보가 나오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렇다고 야권의 후보가 100% 정권을 취한다고 말하기도 조금 이르다.후보들은 자신이 유일한 야권의 적통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정국은 개헌론과 연대론 논란에 취해 한치 앞을 내딛기도 어려울 정도로 휘청대고 있다.

따라서 누가 대권을 잡더라도 미래는 불안할 수밖에 없고 오로지 정권만을 취하겠다는 이합집산(離合集散)의 욕심만이 보일뿐 시대적 과제를 풀어갈 해법과 비전은 어느 후보에게서도 보이지 않는다.

 

조기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후보들은 이미 대통령 탄핵의 일등공신(一等功臣)이 된 촛불민심을 바라보았다. 박 대통령의 탄핵은 총과 칼로 쟁취한 승리가 아니다. 오로지 흔들리는 촛불이 만들어낸 무서운 결과다.

 

대권레이스에 뛰어든 후보들은 한결같이 촛불 민심을 따르겠다며 자신만이 탄핵정국으로 인한 산적한 난제를 극복할 적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솔직하게 말하면 '아니다'가 정답이다. 그나물에 그밥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적임자라고 주장하는 그들은 나라의 성장과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에 해법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기업 규제와 증세, 복지 등에 대한 확실하고도 분명한 해결 답안을 제시하지도 못하면서 오직 지지율만을 높이기 위해서 하겠다, 만들겠다는 말도 안되는 '립싱크'만 날릴 뿐이다.그러니 재목(材木)이 안된다면 언감생신(焉敢生心)꿈도 꾸지말고 그만 여기서 멈춰라!

 

필자(筆者)가 멈추라고 충고하는 이유는‘좌클릭’ 공약이 후보자 자신이 처놓은 덧일수 밖에 없고 결국 그 덧에 본인이 갖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 한심스러운 것은 일부 후보들 중에는 퍼주기 수준이 아니라 아예 돈을 살포하겠다는 공약까지 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다 못해 기가차고 코까지 찬다. 이런 후보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OUT시켜야 한다.

 

이제 탄핵의 시계는 꼭지점을 향해 재깍거리며 돌고있다. 3월, 헌재가 대통령 탄핵합헌의 결정을 내리면 두 달간 숨 가쁜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다.따라서 4월 말 또는 5월 초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한다.

 

촉박한 일정으로 인해 후보들의 졸속 공약이 분명히 나올 것이다. 제대로 된 정책 경쟁과 검증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결국 벗꽃 대선은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공약도 제대로 모른 채 투표에 임해야 하는 엉터리 대선이자  '깜깜이' 선거가 될수밖에 없다.

 

'유신 공주'로 청와대 안주인이 된 박 대통령은 2016년 끝자락에 국민과 대한민국 역사앞에 부끄러운 민낮을 드러냈다. 남긴 상처도 너무 크다. 상처는 불신을 낳았고 또 다른 분열을 예고하고 있다.

 

분열된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논객들은 보수에서 진보로 정권을 교체하는 것만이 제대로 된 나라(대한민국)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일갈(一喝)했고 여론은 맞다며 지원 사격으로 맞장구를 치고있다.

 

국민들도 이제 정신 차려야 한다. 진보가 대한민국을 살릴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서도 안되며 "제대로 된 대한민국"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어떤 후보에게도 관심이나 눈길조차 주지말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국민들의 눈과 귀를 속이면서 까지 대통령이 되려는 후보를 속아내야 한다.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가짜가 아닌 진짜를 뽑아야 한다. 그래서 촛불로 대통령을 무룹꿇린 광화문 항쟁을 더이상 후손들에게 보여주지도 물려주지도 말고 끝을 내자.

그러면 이미 광화문 앞마당에는 촛불이 아닌 아름다운 문화가 따듯하게 흐를 준비가 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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