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 하반기 신입사원 인·적성 검사가 9일 서울 잠실고 등 전국 각지 고사장에서 열렸다.     © 연합뉴스

 

[중앙뉴스=신주영기자]대기업이 신규 채용을 미루면서 지난달 취업자 수가 금융위기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300인 이상 대기업 취업자 수는 241만6천명으로 1년 전보다 4만 6천명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매달 15만명 내외씩 늘어나던 300인 이상 대기업의 취업자 수는 7월 이후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11월 증가 폭이 3만7천명까지 떨어졌다.

 

급기야 한 달 뒤인 12월에는 1만 4천명 줄어들며 2012년 5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지난달에는 감소 폭이 3배 넘게 확대됐다.

 

반면 자영업자 급증 등 영향으로 지난달 직원 1∼4인 기업의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2만2천명 늘어났다.

 

이는 2014년 8월 12만7천명 늘어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1∼4인 기업 취업자 수는 2015년 1월 이후 22개월 연속 줄어들다가 지난해 11월 4만명 늘며 플러스로 전환했고 지난 달에는 증가 폭이 3배 넘게 확대됐다.

 

5∼299인 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6만7천명 늘어나며 전달(26만4천명)에 비해 증가 폭이 크게 둔화했다. 이는 2013년 3월 15만 5천명 늘어난 이후 가장 증가 폭이 작은 것이다.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고용 상황이 더 좋지 않은 것은 조선·해운 구조조정 영향에 따른 제조업 불황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제조업체 중 상당수는 직원 수가 많아서 통계상 300명 이상 대기업의 고용 상황이 중소기업보다 더 좋지 않게 나타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6만명 감소하며 2009년 7월 이후 7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상당수 대기업이 신규 채용을 줄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지금까지 10대 그룹 중에서는 SK그룹만 지난해보다 100명 늘어난 8천200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을 뿐 대부분 채용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일정은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오리무중에 빠진 상태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중소기업의 고용사정이 그나마 낫게 보이는 것은 정부가 중소기업을 상대로 내놓은 고용지원책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인력 여유가 있는 대기업이 구조조정을 하면서 중소기업 이직이 늘어난 영향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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