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한나 기자


 

봄꽃

함민복

 

 

꽃에게로 다가가면

부드러움에

찔려

 

삐거나 부은 마음

금세

 

환해지고

선해지니

 

봄엔

아무

꽃침이라도 맞고 볼 일

 

       - 함민복 시집 『말랑말랑한 힘』 에서

----------------

  봄바람 맞고 봄비 맞고 햇빛 맞아 새싹들 움트고 꽃봉오리들 벙그는 봄날이다. 맞는다’는 말 참 재미있는 말이다. 꽃침을 맞는 맛은 어떤 맛일까? 봄꽃들이 다투며 피어나는 소리가 들려온다. 누구나 꽃 앞에서는 찡그림이 사라지고  환해지는 법, 꽃침에 한번 찔려보자. 한없는 너그러움과 따사로운 미소가 솟아오르는 그런 꽃의 마음을 수혈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목 쉬고 충혈된 마음들이 모두모두 환해지고 선하게 치유되어지길 소망하는 시인의 마음이 행간마다 봄꽃 같이 환하다.

[최한나]

----------------------

함민복 시인

1962년 충북 중원군 노은면 출생.

1988년 <세계의 문학> 등단

시집 / 『우울씨의 일일』 『자본주의의 약속』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말랑말랑한 힘』

산문집 / 『눈물은 왜 짠가』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