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참사부터 인양까지 ‘1073일’간의 기록

/중앙뉴스/윤장섭 기자/물속 깊숙히 잠들어 있던 세월호가 23일 오전 11시경 3년만에 드디어 다시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침몰한 지 1073일만이다.

 

▲ 물속 깊숙히 잠들어 있던 세월호가 23일 오전 11시경 3년만에 드디어 다시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침몰한 지 1073일만이다. 자료화면=SBS 캡처     © 중앙뉴스

 

해양수산부는 이날 오전 11시까지 세월호 상단을 수면 위 13m까지 인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인양은 길이 150m가 넘는 세월호의 평형 차이가 20㎝도 허용되지 않는 그야말로 '정밀작업'이다.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험인양 일정이 다소 늦어진 부분이 있지만 착실히 작업이 이뤄져 오히려 본인양"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윤 차관은 "세월호 준비 작업에 많은 시간이 들어갔다"며 "특히 선미 부분이 워낙 무거워 본 인양을 하기 전 무게 균형을 맞추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해수부와 인양업체인 상하이 샐비지는 22일 오후 3시 30분께 시험 인양으로 세월호를 해저 1m 높이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이후 시속 2~3m의 초저속으로 인내심 있게 세월호를 끌어올렸다.배의 양쪽 끝 높이 차가 20㎝를 벗어나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위별로 무게가 큰 차이가 나는 세월호를 무작정 올리다 와이어가 끊어지거나 엎어질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인양업체인 상하이 샐비지에 따르면 조류가 거세기로 유명한 맹골수도에서 작업하는 것이 큰 부담이었다며 두 척의 잭킹바지선에서 세월호와 연결된 66개의 와이어가 실시간으로 장력을 계산하면서 정밀하게 힘을 조절하며 선체를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현재 상하이 샐비지는 세월호를 잭킹바지선에 묶는 고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수면위 13m까지 완전히 올라오기 전에 미리 줄을 설치해 놓고 세월호가 올라오면서 줄이 팽팽하게 조여지는 방식이다.현재 잭킹바지선은 6개의 앵커로 세월호의 무게를 감당하고 있다.

 

고박작업이 완료되면 1마일(1.8㎞) 정도 떨어진 안전지대에 대기하고 있는 반잠수 선박으로 하루 걸려 이동하게 된다.

 

해수부는 세월호 인양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전체 인양 일정이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윤 차관은 "24일까지 파도가 안 좋을 때 1m 수준으로 기상여건이 양호하다”며 “지금처럼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약 13일 정도로 예상한 전체 인양 일정이 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세월호는 이르면 다음달 1일 목포신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세월호 완전 인양까지 남은 난관에 대해서는 침몰지점에서 약 1.8㎞ 떨어진 곳에서 대기중인 반잠수정에 옮겨 싣는 과정을 꼽았다. 선체에 충격이 가지 않게 수평을 유지하면서 이동하는게 기술적으로 어려운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윤 차관은 9명의 미수습자 수습 문제와 관련해서는 “필요한 조치를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차관은 “미수습자 유실에 대비해 침몰 지점을 중심으로 250m 규격으로 안전펜스를 설치했고 지금도 잠수부들이 인양 과정을 물 밑에서 일일이 지켜보고 있다”며 “본격적인 수습은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거치된 이후에 이뤄지지만 그전에 필요한 조치들도 모두 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차관은 "미수습자 9명의 예상 위치를 다 파악하고 있다"며 "일부 미수습자가 침몰 충돌로 압축된 선미 부분에 있을 것으로 보여 필요하다면 선체 절단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부터 시험인양까지 주요 일지]


 ●2014년●

▶4.15 = 세월호 인천항 출발

▶4.16 = 사고 발생. 오전 8시 52분 전남소방본부 상황실에 첫 신고. “배가 기울고 있어요.”

▶4.18 = 세월호, 오전 11시 50분 선수 부분까지 물에 잠겨 완전 침몰

▶4.19 = 이준석 선장 등 승무원 3명 구속

▶5.19 = 대통령 담화에서 ‘해양경찰청 해체’ 발표

▶7.22 = 순천 매실밭 변사체,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확인

▶10.28 = 295번째 사망자 시신 추가 수습

▶11.11 = 정부, 세월호 수색작업 종료 공식 발표. 미수습자 9명

▶11.18 = 세월호 3법 국무회의 의결. 세월호 범정부사고대책본부 공식 해체

▶11.19 = 세월호 3법 공포. 국민안전처 출범


●2015년●

▶1.12 =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국회 통과

▶4.10 = 해수부 기술검토 TF “세월호 인양 기술적으로 가능” 발표

▶4.22 = 정부, 세월호 인양 결정 공식 발표

▶8.4 = 해수부, 세월호 인양업체로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 최종 선정 및 협약 체결

▶8.19 = 세월호 인양 수중조사 개시

▶11.12 = 대법원 전원합의체, 이 선장 ‘살인죄’ 인정…무기징역 확정. 나머지 선원 14명 징역형 확정.


 ●2016년●
▶1.12 = 단원고 생존 학생 졸업.

▶3.31 = 해수부, 세월호 인양 위해 부력 확보해 선체 무게 줄이는 작업 시작

▶6.12 = 세월호 인양 핵심작업 선수(뱃머리) 들기 공정 착수

▶ 8.29 = 해수부, 눕혀진 세월호 인양 후 객실 구역만 분리해 바로 세워 수색하는 ‘객실 직립 방식’ 추진 결정

▶ 9.30 = 세월호 특조위 공식 활동기간 종료

▶10.31 = 해수부, 세월호 작업방식 변경 발표. 선미 들어 올려 리프팅빔(받침대) 설치

▶11.11 = 세월호 선미 들기 이후 인양 방식 변경 발표. ‘해상 크레인’→‘잭킹바지’, ‘플로팅 독’→‘반잠수식 선박’ 변경.


●2017년●

▶3.7 = 김영석 해수부 장관 “4∼6월 세월호 인양 시작. 이달 말까지 준비 완료”

▶3.14 = 선체조사위원회 특별법 국무회의 의결

▶3.18 = 해수부, 19일 세월호 본체 인양 시도 발표했다가 3시간 만에 번복. “기상악화 탓”

▶ 3.19 = 세월호 인양전 최종점검 완료. 시험 인양은 보류

▶3.22 = 세월호 참사 1072일째, 시험 인양 성공, 본인양 시도

▶3.23 = 세월호 참사 1073일째, 오전 11시 세월호 상단 수면 위 13m까지 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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