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이어진 ‘아바걸스’와의 인연

[중앙뉴스=최지영 기자, 홍성완 기자] 이달 16일까지 내한공연을 펼치는 ‘아바걸스’의 매니지먼트 이광호 프로듀서(PD)는 아바걸스를 통해 한국에 트리뷰트 문화를 대중화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 '아바걸스'의 매니지먼트 이광호 프로듀서와 아바걸스 아그네사 역 보컬 엘키 제프리     © 상그릴라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광호 PD는 2002년 ‘일곱광대와 오이디푸스’를 시작으로 2003년 뮤지컬 ‘달과 푸른 장미’, 2004년 '더 코리안스' 내한공연, 마이클잭슨 뮤지컬 '스릴러 라이브' 런던 오리지널팀 내한공연 등을 제작했다.

 

이후에도 이광호 PD는 해마다 콘서트와 뮤지컬 제작을 지속적으로 제작해오다 2008년 아바걸스 ‘London with imagine The Beatles’ 내한공연과 아바걸스 초청 맘마미아 콘서트 내한공연을 통해 아바걸스와 인연을 맺었다.

 

이 PD는 오랜 기간 이어온 ‘아바걸스’와의 인연을 통해, 올해에도 ‘맘마미아! 콘서트 아바걸스 내한공연’의 기획을 맡게 됐다.

 

공연계에서 베테랑인 그가 ‘아바걸스’를 통해 우리 대중문화에 실현하고자 하는 뜻은 단순해 보이지가 않는다. <중앙뉴스>는 그런 그에게 직접 그 이유를 들어보았다.

 

▲ 신구세대를 함께 아우르는 ‘맘마미아’

 

이 PD가 추구하는 제작자의 모습은 무엇일까?

 

그는 “공연제작자로만 머무는 것이 아닌, 대중문화를 통해 국민들에게 진실성을 깨닫게 해주고 싶다”며 자신이 이러한 생각을 갖게 된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해 나갔다.

 

이 PD는 “한국은 2008년 뮤지컬 맘마미아 공연 당시 트리뷰트 그룹 공연이 금기시 돼 왔다”며 “트리뷰트와 짝퉁의 대한 개념이 우리나라에는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생이 되면 갖고싶어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진다"고 했다.그중에도 자신만의 소품들을 갖고싶어 하는데 여자인 경우 명품 지갑을 갖고 싶어 하고 또 사고 싶어 한다. 그런 마음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마찬가지다. 가정 형편이 좋으면 당연히 명품을 살수도 있지만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사람들은 흔히 말하는 짝퉁’을 구매하거나, 명품보다 한 두 단계 낮은 브랜드의 지갑을 살 수 밖에 없다".

 

비록 진짜인 명품을 구매하지 못해도 짝퉁이라도 소유하고 싶어하는 것은 흉이 아니다. 이광호 PD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트리뷰티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중  2008년 여름에 개봉한 영화 ‘맘마미아’가 450만명이라는 관람객을 유치하면서 소위 ‘대박’을 터트리자  이거다 싶었다고 했다.

 

이 PD는 이런 점을 가볍게 보지 않고 “신구세대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음악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의 머리에서 ‘맘마미아’를  그집어 낸 것이다. 이 PD의 판단은 흔들림이 없었고 바로 이것이 자신이 원했던 것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젊은이들이 뮤지컬 맘마미아를 알고 있다면 상대적으로 50대 이상은 '아바'라는 팝스타를 알고 있다. “특히 올해는 아바가 ABBA THE ALBUM 음반을 발매한지 40주년을 맞이하는 해 이고, 아바의 ‘Dancing Queen'은 이미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노래라”고 설명했다.

 

아바(ABBA)는 1972년부터 1982년까지 활동한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 밴드다. 아바(ABBA)에 앞서 영국 보컬그룹인 ‘비틀즈’가 전 세계 음악 팬들을 사로잡았다. 비틀즈 이후에는 아바가 비틀즈의 명성을 이어받아 전 세계 음악팬들을 열광시켰다. 당시 이들은 세계 음악팬들에게는 우상이나 다름 없었다. 우리나라에는 공연을 오지 않았음에도 많은 사람들은 비틀즈와 아바의 음악을 동경하고 즐겨 들었다.

 

이 PD는 “비틀즈나 아바가 팀으로 한국에 온 적은 없지만, 비틀즈 멤버인 폴 매카트니와 아바의 비요른 울바이우스는 개인적으로 한국에 방문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비요른 울바이우스는 소리소문 없이 한국을 방문해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된 ‘맘마미아’의 오프닝 공연을 보고 간적이 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나는 제작자라서 알 수 있었다”고 추억했다.

 

이광호 PD는 “한국 사람들은 맘마미아를 잘 모를수도 있지만 아바의 대표곡인  I Have A Dream, Dancing Queen, Mamma Mia 등은 귀에 많이 익은 곡이라 매우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바 밴드를 가장 잘 재연한 그룹이 ‘아바걸스’”라고 추켜 세웠다.

 

특히 아바걸스는 영국 그룹인데도 불구하고 공산국가인 쿠바에 초청될 정도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갖추고 있는 트리뷰트 그룹이다.

 

이 PD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 사람들은 트리뷰트 밴드와 이미테이션 밴드에 대한 구분이 별로 없다”고 했다.하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트리뷰트 밴드가 빌보드차트 상위에 랭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에도 원조 트리뷰트 가수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우리나라의 최고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남진과, 지금은 목사가 되어 목회 활동을 하고 있는 윤항기도 각자 엘비스 프레슬리와 비틀즈를 트리뷰트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1970년대부터 트리뷰트 문화가 있었음에도 짝퉁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이를 감췄다”고 말했다.

 

이 PD는 “아바 40주년 공연과 트리뷰트 문화를 통해 흔히 말하는 루저, 언더그라운드, 장애인 등 금수저가 아닌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덧붙여서 트리뷰트 밴드들을 계속 재생산해서 꾸준히 한국 시장에 소개하고 싶다”는 심경도 밝혔다.

 

인터뷰 중 그는 ‘부활’ 밴드의 제작자이자 기타리스트인 김태원 씨를 언급했다.

 

이 PD는 “부활 밴드의 김태원은 내 고등학교 후배”라며 “김태원은 기타리스트와 기획자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높게 평가하면서  “부활은 아이러니 하게도 메인보컬이 계속 바뀌어 왔다고 했다. 

 

메인 보컬이었던 김종서, 이승철 등은 부활 밴드를 거치면서 큰 가수로 성공했고, 부활 밴드는 부활 밴드대로 좋은 음악을 추구하면서 큰 사랑을 받으며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했다.

 

 “아바걸스도 마찬가지다. 아바는 아바걸스라는 트리뷰트를 통해 다시 팬들의 기억속에서 살아나고 아바걸스는 아바의 음악을 통해 세계 음악 팬들에게 아바걸스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과정을 계속 펼쳐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PD는 트리뷰트 문화에 대한 생각을 갖게된 궁극적인 이유를 “인간은 영원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원한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홀로그램도 한 가지 수단이 될 수 있지만 홀로그램은 그 나름의 한계가 있다”고 했다. “홀로그램은 시각적으로는 훌륭하지만 감각적으로는 충분조건을 갖출수가 없다. 그것은 팬들이 공연자들을 바로 만나거나 만질 수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완벽히 재생산된 트리뷰트 그룹을 통해 오리지날 가수들을 추억하고,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상현실 기술이 채울 수 없는 부분들을 그들이 구현해 내는 것이라고 했다.

 

이 PD는 또 최근 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히든싱어, 팬텀싱어 등의 TV 프로그램들을 소개하며 “이런 음악 프로들이 변경된 트리뷰트 시장”이라고 주장했다.

 

“먼저 오리지날 가수가 아닌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오리지널 가수가 후에 나와 반전을 이뤄내면 시청자들은 열광한다”고 했다.

 

이어 “팬텀싱어는 시즌2까지 간다고 들었다”며 “이러한 것들을 보여주는 것이 프로듀싱을 하는 목적이고 내가 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아바걸스의 후원으로 나선 롯데백화점에도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이 PD는 “그 동안 롯데백화점 이미지가 어떤 면에서는 일본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짙었으나 그룹 50주년을 맞이해 문화공연을 통해 기업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쇄신하려고 이번 행사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롯데백화점의 기업 문화가 인간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문화로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아바걸스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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