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자유무역 지지, 르펜 유로존 탈퇴 및 이민단속 등 주장

[중앙뉴스=홍성완 기자] 프랑스 대선이 국수주의와 국제주의의 대결로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를 통해 결선에 진출한 ‘앙마르셰'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는 국제주의를,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은 국수주의를 대표한다는 것이다.

 

25일 국제금융센터와 외신 등에 따르면 르펜 후보는 유로존 탈퇴, 관세인상, 이민단속 등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마크롱 후보는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결선투표에서는 마크롱 후보가 60% 이상의 지지로 대선에서 압승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도성향의 마크롱 후보는 과거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했던 올랑드 정부에서 경제장관을 역임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프랑스 대선 결과가 국민의 경제개혁 요구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WSJ “만약 시장의 예상대로 마크롱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이는 국민의 개혁요구 신호가 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로이터 통신은 마크롱이 선거 이후 정치와 경제개혁 실행을 위해서는 결선 투표에서 대승을 거두는 한편, 6월 의회선거에서 주요 정당의 지명도가 높은 의원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로이터는 “시장에서는 결선투표에서 마크롱의 득표율이 60% 이하이면 양분된 프랑스 사회에 경제개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평가하면서, “르펜의 양극화와 근로자 일자리, 권리 보호 구호는 마크롱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마크롱의 강점은 유권자의 35%가 프랑스 경제개혁 추진의 가장 적합한 후보라는 점에서 르펜에 비해 우위를 보인다”며 “마크롱은 노동 관련 규제 완화 등 국민의 반대가 불가피한 정책 수행 여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르펜 후보는 극우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르펜은 EU 체제와 유로화에 따른 재정독립성 상실이 독일과의 산업경쟁에서 열위를 초래하고 있다면서 EU 이탈을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자유무역 배격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마크롱과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르펜은 지지자 집회를 통해 “프랑스 국민을 거만한 엘리트들로부터 해방할 때가 왔다”며 “야만적인 세계화로부터 프랑스를 지켜내야 한다”고 주장해 국수주의적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다.

 

재미있는 점은 마크롱의 경우 국내의 유력 인사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반면, 르펜은 국제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마크롱과 르펜의 결선 진출이 확정된 뒤 공화당의 대선 후보였던 프랑수아 피용은 마크롱을 지지하겠다고 밝혔고, 집권 사회당의 대선후보였던 브누아 아몽 역시 마크롱 지지를 선언했다.

 

이는 극우세력의 집권만은 막아야 한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작년 11월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피용에게 패한 알랭 쥐페 전 총리와 현 베르나르 카즈뇌브 총리 등 거대 양당인 공화·사회당과 현 정부 주요 인사들도 속속 마크롱 지지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극우세력이 프랑스에 준동할 위험이 있다”며 마크롱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반면에 르펜 후보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르펜 후보 지지의사를 시사했고, 러시아는 르펜 후보의 국민전선을 금전적으로 지원하며 보다 직접적인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 같이 마크롱와 르펜의 대결로 압축된 프랑스 대선에 전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마크롱이 여론조사의 예상대로 당선될 경우 하드 브렉시트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마크롱은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강경한 태도를 시사한 바 있으며, 따라서 브렉시트 협상에서 영국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마크롱은 브렉시트의 강경한 반대론자로, 브렉시트가 작년 미국과 영국에서 대세였던 대중영합주의의 일부라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영국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이후 EU 회원국과 맞춤형 무역을 기대했으나, 마크롱은 “상품, 서비스, 자본 및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은 불가분적이라 주장하며 영국이 어떤 특권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마크롱은 브렉시트 이후 금융 중심지로써의 파리의 위상을 극대화하는 정책을 추진해 선거운동에서 적극적인 외국인 유치를 주장하고 있다.

 

마크롱은 “EU 이탈 이후 은행, 인재, 연구자들이 EU로 이주해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바 있다.

 

FT는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마크롱 당선 시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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