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출처 / 구글

 

요요

배선옥

 

   가까이 있음 그리고 한 없이 멀리 이것이 그대와 나 사이의 거리입니다, 다가설 수 없는 다가올 수 없는 서로 이렇게 쭉 함께 그리고 따로 걸어가야 할 차라리 이 길을 끝내고 싶었지만 그리하여 내 영혼이 이젠 그대에게서 벗어날 수 있길 간절히 소원했지만 늘 이만큼의 거리로 되돌아가 버리고 마는

 

         - 배선옥 시집 『오래 전의 전화번호를 기억해내다』에서

--------------

   그런 인연이 있다. 그런 만남이 있다. 그런 그리움이 있다. 살다보면 잊어지겠지 하면서도 아니 잊은 줄 알았는데 불쑥불쑥 다가오는 얼굴 하나가 있다. 제발 저 멀리 가라, 가버리라고 이만큼 도망치며 도리질을 해도 다시 꼭 그만큼 다가오는 그런 그리움의 거리가 있다.  산다는 것은 사람의 힘으로 안되는 것들도 많이 있다는 것이다.

인생이란 놈, 그런 요요가 있어서 건조하지 않는가보다. 삶의 어느 정점에 올라서면 그런 재미를 즐기는 건지도 모른다.

[최한나]

---------------

배선옥 시인/

1997 월간 〈시문학〉 등단

한국문인협회 인천문인협회 한국시문학문인회 회원

시집 『회 떠주는 여자』 『오래 전의 전화번호를 기억해내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