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파고가 바둑계 은퇴를 선언했다.     © 중앙뉴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알파고가 바둑계 은퇴를 선언했다.구글의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27일 커제(柯潔) 9단과의 대국을 마지막으로 바둑계에서 은퇴한다.

 

알파고는 27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 중국 랭킹 1위 커제 9단과의 대결 제3국에서 209수 흑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3-0으로 퍼펙트 우승을 거뒀다.

 

알파고는 이날 중국에서 승리를 마지막으로 바둑계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알파고 개발사인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27일 중국 우전(烏鎭) 인터넷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포럼' 폐막 기자회견에서 "이번 행사가 알파고가 참가하는 마지막 바둑 대국"이라고 밝혔다.

 

허사비스 CEO는 "바둑의 발상지에서 최고수 기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번 주 바둑의 미래 포럼 행사는 알파고가 대국 시스템에서 최고 프로기사들과 대결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로써 알파고의 전적은 이세돌 9단과 5번기, 연초 인터넷 대국, 커제 9단과 3번기, 단체 상담기까지 합쳐 모두 68승 1패로 남게 됐다.

 

알파고는 앞선 23일에 치른 1국에서 298수 백 1집반승, 25일 치러진 2국에서 155수 흑 불계승으로 커제 9단을 제압한 바 있다. 

 

지난해 이세돌 9단과 다섯 번 경기를 펼쳐 4-1로 승리하면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알파고는 보다 강해진 모습으로 진화했다. 자기주도 학습을 통해 새로운 수를 선보이는 등 지난해보다 실수를 줄이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대국을 주도해 나갔다.

 

26일 벌어진 상담기에서도 알파고는 중국 프로기사 5명을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5명 상담기로 치러진 단체전에는 중국 바둑계의 에이스들이 총 출동했다.

 

세계대회 챔피언 출신의 스웨ㆍ천야오예ㆍ미위팅ㆍ탕웨이싱ㆍ저우루이양 9단은 팀을 이뤄 알파고를 상대했지만 254수 만에 항복을 선언 했다.

 

또한 알파고-구리 9단과 알파고-롄샤오 8단의 팀으로 인공지능과 인간이 페어바둑으로 호흡을 맞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결과는 알파고-롄샤오 팀이 22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는 이상한 수도 두곤 했으나 오늘의 대국은 그런 수도 없었고 훨씬 안정적이었다"며 "알파고는 자신이 좋다고 판단한, 가장 안정적인 수법을 찾아갔다"고 평했다.

 

허사비스 CEO는 "이번의 바둑 대국은 인공지능의 최고수준을 체현함으로써 인류가 인공지능을 도구로 삼을 수 있다는 잠재력을 확인한 것"이라며 "앞으로 인공지능은 인류가 새로운 지식영역을 개척하고 진리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파고를 바둑에 특화된 인공지능이 아닌 범용 인공지능으로 확대 진화시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이어 "이번에 치러진 복식전과 상담기는 우리가 창안한 새로운 대국형식으로 이런 바둑 대결과 협력은 사상 처음이었다"며 "알파고가 딥마인트 개발팀과 공동으로 많은 것을 학습했다"고 전했다.

 

딥마인드는 그간 알파고가 치른 대국의 기보를 정리하고 알파고가 스스로 학습하면서 치른 셀프 대국의 기보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알파고와 처음 겨뤘던 유럽의 프로 바둑기사 판후이(樊麾) 2단은 연단에 나와 "알파고팀은 앞으로 커제와 협력해 이번 대국을 분석하고 알파고 내부 데이터도 연구하는 한편 대국 과정을 복기해 영상을 제작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세계 바둑팬을 위해 또다른 선물을 준비했다"며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대국 이후 스스로 강화학습을 위해 벌였던 '셀프 대국'의 기보 50판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판후이 2단은 현재 일반인들이 딥마인드 웹사이트에서 10판의 알파고 셀프대국 기보를 내려받을 수 있으며 앞으로 매일 10판의 기보를 추가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딥마인드 개발팀은 알파고가 지난해 이세돌 9단과의 대결 이후 업그레이드된 진화 과정을 논문으로도 작성할 계획이다.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3-0으로 패배한 커제(柯潔) 9단은 이번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출전료로 30만 달러(약 3억 4000만원)를 받는다.

 

이번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의 우승상금은 150만 달러(한화 약 17억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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