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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뉴스=최지영 기자]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상인 유현모씨가 라디오 DJ를 맡게 됐다.

 

▲ 청주 육거리시장의 새로운 라디오 디제이 유현모씨    

 

 “안녕하세요, 많이 놀라셨나요? 육거리시장 라디오 DJ를 맡게 된 쌍둥이네 떡집을 운영하는 쌍둥이 아빠 유현모입니다”

 

지난 6월 21일 오후 2시 30분경 청주시 상당구에 위치하는 육거리시장에는 상인들한테 친숙한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시장 곳곳에 설치된 약 200개의 스피커에서는 많이 들어본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상인들의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라디오에는 약 1시간 30분 동안 시장 상인들의 사연과 더불어 트로트, 댄스, 최신 가요까지 1시간 30분을 꽉꽉 채웠다.

 

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이모(77.여)씨는 “흥겨운 음악이 나오니까 손님들도 즐겁고 시장 분위기가 좀 더 밝아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첫 라디오 진행을 맡은 DJ는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떡집을 2003년부터 운영한 유현모(50)씨다. 유씨는 초등학생인 쌍둥이 아들들을 키우는 아버지다.

 

방송 경험이 전무한 유씨는 육거리시장에서 주최하는 라디오의 DJ 모집 공고를 보고 용기를 내서 마이크를 잡게 되었다.

 

첫 방송을 위하여 지난 3주간 프로 방송인에게 약 10시간에 걸쳐서 ‘특별 훈련’을 받았다. 21일 첫 방송을 위해 유씨는 직접 작성한 대본을 능숙하게 읽어 내려갔다.

 

리허설에서 유씨는 긴장하고 초조해하였지만, 방송이 시작되자 프로 방송인 못지않게 훌륭한 진행 솜씨를 뽐냈다.

 

이날 방송에서는 유씨는 “대형마트에 밀리고, 최근에 찌든 더위로 인하여 손님들의 방문이 많이 줄었다”면서 “재래시장만의 무기인 ‘정’과 ‘덤’으로 인해 손님을 맞이하면서 지금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자”고 말하였다.

 

미국의 가수인 처비 체커가 부른 ‘렛츠 트위스트 어게인(Let’s twist again)’을 끝 곡으로 이날 방송은 종료됐다.

 

방송을 성공적으로 마친 유씨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시장 상인들이 홍보도 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단합돼서 장사도 잘되고 활기 또한 넘치는 시장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유씨는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30분 DJ를 맡아서 라디오 방송을 이어갈 예정이다.

 

청주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사업단 전문위원인 연경환 씨는 “상인이 직접 DJ를 맡아 매일 방송을 내보내는 것이 목표”라면서 “시장 손님들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방송에 많이 참여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청주 육거리시장은 충북 최대의 상설 재래시장으로 채소, 과일 의류 등 약 1천200개의 점포가 모여 있는 대형 시장이다.

 

육거리시장 홈페이지(http://cjss.coreit.co.kr)를 방문하면 라디오 방송 사연과 신청곡을 접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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