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내티 오크 힐 공동묘지에 영면

/중앙뉴스/윤장섭 기자/17개월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됐다가 엿새 만에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장례식이 22일(현지시간) 모교인 미국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와이오밍 고등학교에서 엄수됐다.

 

▲ 오토 웜비어의 장례식이 22일(현지시간) 모교인 미국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와이오밍 고등학교에서 엄수됐다.사진=MBC캡처     © 중앙뉴스

 

웜비어의 모교인 신시내티 와이오밍 고등학교 강당에서 진행된 장례식에는 그의 가족, 친지, 친구 등 추모객 2500여명이 참석했다. 강당 수용 인원이 최대 2000명에 불과해 식장에 들아가지 못한 추모객들은 강당 이외의 장소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장례식을 지켜봤다.

 

이날 오전 9시부터 45분여간 언론에 비공개로 진행된 장례식에는 웜비어의 형제 및 친구들이 추도사를 낭독했다.  특히 이날 식장 앞에는 “우리 시즌의 피날레다. 위대한 쇼는 끝났지만 수백 개 새로운 후속편들이 바로 시작된다”는 문구가 걸렸다.

 

이는 지난 2013년 웜비어가 졸업생 대표로 연설한 축사의 일부다.

 

웜비어의 장례식이 치러지는 강당은 2013년 웜비어가 졸업생 대표로 졸업사를 했던 곳이다. 이날 미 NBC뉴스는 당시 졸업사를 하는 웜비어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웜비어의 친구들은 장례식 후 침통한 표정으로 그의 관을 운구했으며, 추모객들은 그 뒤를 따라 긴 행렬을 이뤘다. 웜비어의 시신은 신시내티 오크 힐 공동묘지에 영면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1월 북한 관광에 나섰다가 평양의 한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된 웜비어는 같은해 3월 북한 당국으로부터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 13일 전격 석방돼 고향인 미국 신시내티로 돌아왔다.

 

북한 당국은 웜비어가 약 1년 전 식중독인 '보톨리누스 균'에 감염된 상태에서 수면제를 먹은 뒤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웜비어의 상태를 살펴본 신시내티 대학 메디컬센터 의료진은 "보톨리누스 식중독에 관한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지속적인 식물인간 상태이며 뇌 모든 부위에서 광범위한 조직 손상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웜비어는 19일 병원에서 끝내 사망했다.

 

웜비어의 장례식장에는 웜비어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학창시절 친구들과 마을 주민 등의 추모행렬이 줄을 지었다. 현지 언론은 약 2500명이 장례식장을 찾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참석하지 않았으나 북한과의 막후 협상자로 지난 12일 평양에 들어가 이튿날 웜비어를 미국으로 데리고온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참석했고, 롭 포트먼 상원의원(공화·오하이오)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디나 파월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참석해 장례식을 지켜봤다.

 

조촐한 장례를 원하는 유족들의 뜻에 따라 언론에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장례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 오전 9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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