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한나 기자


 

꿈방울

김재우

 

 

연꽃잎은 빗방울의 꿈

빗방울은 연꽃잎의 꿈

두 꿈이 하나 되는 찰라의 연못에

연꽃잎 구름 한 조각 떠있다

연꽃잎 안 옥구슬 속으로

벗은 물방울로 들어가 웅크려

또르르 또르르 너에게 닿고 싶다

스스로 무지개 다리를 놓아

한 조각 찬란한 꿈에 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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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처럼 빗님을 기다린 적이 있었던가?

정말 간절한 내마음의 기우제에 응답인지 오늘은 비가 내려준다.

과욕의 이 마음이 연꽃잎에서 또르르 굴러 내린다. 꿈의 덩어리가 아닌 꿈방울이라고 표현한 시인의 겸손하고 촉촉한 마음이 메마른 가슴을 적셔준다.

소낙비도 반갑다. 또르르 또르르 구르며 쩍쩍 금 간 이 가슴 간지를 수 있다면...

오늘은 갑자기 두드리는 빗소리에 연꽃 같은 시인의 마음을 살짝 꽃삽으로 옮겨본다.

그렇다 . 꿈은 거창한 소리나 덩어리가 되어 다가오는 것만은 아니다. 사뿐히 꽃삽에 내려앉아 무지개 다리를 건너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앗! 담장 넘는 능소화가 겸연쩍은지 멈칫 빗방울을 숨긴다.

[최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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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우 /

전북 김제 출생

시를 사랑하는 문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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