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위사업청이 한국형전투기(KF-X)에 탑재할 다기능위상배열(AESA)레이더 시제품을 공개했다.사진=연합     ©중앙뉴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방위사업청이 한국형전투기(KF-X)에 탑재할 다기능위상배열(AESA)레이더 시제품을 공개했다.다기능위상배열(AESA)레이더는 전투기(KF-X)의 눈에 해당되는 것으로 AESA 레이더 개발은 그동안 전투기 국산화 사업의 난제 중 하나로 꼽혀 왔다.

 

방위사업청은 13일 국방부 산하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 아래 방위산업체인 한화시스템(옛 한화탈레스)이 개발한 AESA 레이더 ‘입증 시제’를 공개했다. 입증 시제는 AESA 레이더 하드웨어 개발 역량이 국내에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 미리 만들어보는 일종의 테스트 개념의 제품이다.

 

입증 시제를 토대로 전투기 기체 앞부분에 실제 장착되는 ‘탑재 시제’가 제작된다.하지만 KF-X 사업 최종 성공 관건은 결국 미국의 기술 지원이 얼마나 잘 이뤄지느냐에 달려있다.

 

AESA 레이더는 우리 공군의 기존 전투기들이 장착한 기계식 주사배열(MSA) 레이더와는 달리 전투기 방향을 바꾸지 않고도 광범위한 전장 환경을 실시간 감시할 수 있다.

 

AESA레이더는 전투기에 탑재하는 한대의 레이더로, 표적에 대한 방위·거리·고도 등의 3차원 정보 획득과 함께 탐색·추적·전자전기능수행·미사일유도 등을 모두 가능하게 하는 최신 군사 무기의 핵심 요소다.

 

세계 각국의 최신형 전투기들은 거의 예외 없이 AESA레이더를 장착하고 있으며 우리 군이 추진하는 KF-X에 탑재하기 위해 독자 개발을 추진 중이나 실현 가능성에 많은 의문이 제기됐었다.

 

이날 공개된 입증 시제는 하드웨어 가운데서도 안테나와 전원 공급장치로만 구성돼 있다. 청와대와 합동참모본부, 공군, 국방기술품질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달 28~29일 진행된 1차 점검에서 ‘AESA 레이더의 국내 개발 지속 추진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ADD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따라 ADD는 9월 레이더 입증 시제를 이스라엘 방산업체인 엘타사(社)로 보내 송수신 장치와 통합하고 지상ㆍ비행 시험을 통해 2차 성능 점검을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ADD는 엘타와 400억원대 기술 협력을 체결했다.

 

엘타의 선진 레이더 기술을 습득한 뒤 2019년 공대공(空對空)모드, 2021년 공대지(空對地)ㆍ공대해(空對海)모드 레이더 시험 개발을 마무리한다는 게 ADD 계획이다.

 

시제 개발이 끝난 만큼 후속 과제는 실제 기체에 매달 탑재 시제 개발이다. ADD는 2022∼2026년에는 KF-X 시제기에 국산 AESA 레이더를 탑재해 시험한다는 구상이지만, 입증 시제를 KF-X 기체에 맞게 다시 설계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도 군 주변에서는 나온다.

 

한편 AESA 레이더를 우리가 자체 개발키로 한 건 미국이 기술 이전을 거부해서다. 우리 공군은 차세대 전투기(F-X)로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F-35A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한미가 합의한 절충교역(군수품 판매 대가로 수출국이 수입국에 기술 이전 등 혜택을 주는 것) 조건 중 하나인 체계통합 기술 이양을 지난해 미국이 거절하면서 제3국 기술 구입 방식의 자체 개발이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시작된 AESA 레이더 개발 사업엔 2026년까지 약 3,600억원이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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