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엽 사퇴·임종석 실장 유감표시로 추경심사 속행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5부 요인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며 임종석 비서실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중앙뉴스=김주경 기자] 예결위는 14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일자리 중심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조대엽 카드 포기와 추미애 대표에 대한 임종석 비서실장의 유감표시로 인해서 여야 갈등은 한결 누그러들었다. 따라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야3당 의원들은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추경안 세부 항목에 대해서는 여야간에 여전히 이견이 있어서 심사과정에서 진통도 예상된다.

 

예결위는 이날 오후 2시 회의를 하고 지난 10일 상정된 추경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장고 끝에 '조대엽 카드'를 포기한 배경은 국정 정상화에 대한 의지로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였지만 사실상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됐다.

 

문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최우선 국정과제인 '추경예산' 통과와 함께 국회 정상화라는 '정치적 소득'을 얻게됐다.

 

문 대통령이 갑자기 결정을 번복한 배경은 무엇일까? 문 대통령은 13일 오전에도 인사문제를 양보할 마음이 없었다. 오히려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국회를 향해 "인사는 인사대로, 추경은 추경대로 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야 3당 쪽에서도  두 후보자의 인사에 대한 입장이 강경해지자 문대통령이 생각을 바꾼 것이다.

 

문재인표 핵심공약인 일자리 늘리기가 추경불발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게 될 경우 내각 운영에 부담이 된다.특히 추경은 일자리뿐만 아니라 하반기 경제성장률과도 직결돼 반드시 해결할 수 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에 대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유감표시에서도 추경 및 국회 정상화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사실 임 실장의 '사과' 카드는 사실 청와대 측에서는 부담될 수 밖에 없다. 추미애 대표는 '머리자르기' 발언 이후 자신의 뜻을 계속 고수해왔다. 그럼에도 임 실장을 보내 '유감'표시를 한 것이다. 

 

전날인 5부 요인 오찬 간담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시시비비를 따지기 전에 정부·여당이 더 큰 책임으로 국회가 원만하게 돌아가도록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생각할 것"이라며 쓴소리를 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이 말의 뜻을 충분히 귀담아들은 것으로 보인다.

 

전병헌 정무수석의 노력도 컸다. 그는 국회정상화를 위해 야당 의원들은 만나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청와대가 국회에 통큰 양보를 한 것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전병헌 정무수석-우원식 원내대표로 이어지는 당·청이 역할분담을 하며 국정 정상화의 '가교' 역할을 한 것이다.

 

청와대는 야당의 반응을 살피며 조만간 회동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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