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양국간 큰 이견 없어…미국에 충분히 설명

▲ 숀 스파이서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17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중앙뉴스=김주경 기자] 한국 정부의 남·북한 회담 제의에 미국이 시기상 부적절하다며 부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미국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북한 회담제의에 대한 반응을 묻는 질문에 "한국 정부에 문의해 달라"고 짧게 답했다.

 

이 반응은 미국이 우리 정부의 회담 제의에 대해서 우회적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과 미·일 간에 대북공조에 균열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은 더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의 회담 제안에 대해 "지금은 압력을 가할 때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측은 미국과 일본의 반응에 이견이 없다면서도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를 주도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지지 부족으로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정부당국자들은 "본격적인 대화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선 우리 정부도 미국과 생각이 같다"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측이 남북회담을 제의하기 이전부터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 측에 충분히 설명했다. 그리고 미국도 충분히 이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미간 (인식에)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도 인도적 문제에 대한 대북 대화에 대해서는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공동성명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주의적 사안을 포함한 문제들에 대한 남북 간 대화를 재개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열망을 지지했다'고 명시돼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회담 제안은 공동성명에서 명시된 내용의 연장선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미국의 반응도) 불만보다는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서 염두에 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명균 통일장관은 지난 14일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대리를 만나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과 관련해 후속조치를 진행해 나갈 것임을 충분히 설명했다. 이에 내퍼 대사대리는 이에 이해와 지지를 표시했다고 통일부는 설명한 바 있다.

 

정부 당국자는 "앞으로도 미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며 "기대도 있고 우려도 있는데 (대북정책을) 좀 더 신중하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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