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가혹행위 또 붉어져..“아무도 책임 지지 않으려 해

 

▲ 한동안 잠잠하던 군부대 가혹행위가 또 붉어졌다. 사진=체널A 방송 캡처     © 중앙뉴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한동안 잠잠하던 군부대 가혹행위가 또 붉어졌다. 또 한명의 젊은이가 군부대 가혹행위로 생을 달리했다.

 

지난 19일 “구타와 가혹행위에 시달리고 있다”며 고충 상담을 했던 22사단 소속 K일병이 국군수도병원에서 외진 중 투신해 숨졌다.

 

20일 군 인권센터에 따르면 “K일병은 2017년 4월에 부대로 전입온 이후 지속적으로 선임병 수 명의 폭언, 욕설, 폭행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센터는 또 K일병은 훈련 중 부상으로 앞니가 빠진 상태에서 선임병들의 놀림을 받았고‘강냉이 하나 더 뽑히고 싶냐? 하나 더 뽑히면 부모님이 얼마나 슬퍼하겠냐?’라고 폭언한 내용이 숨진 K일병 수첩에 메모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부모에게 전하는 메모도 발견됐다. K 일병은 “엄마 미안해. 앞으로 살면서 무엇 하나 이겨낼 자신이 없어. 매일 눈을 뜨는데 괴롭고 매 순간 모든 게 끝나길 바랄 뿐이야. 편히 쉬고 싶어”라는 내용도 담겨있었다는 것,

 

부대 내 고충 상담에서 구타와 가혹 행위를 당하고 있다고 보고한 K 일병은 지난 18일 ‘배려병사’로 지정돼 일반전초 투입, 근무에서는 배제되었으나 가해 병사들과 분리된 상태는 아니었다”고 센터는 전했다.

 

한편 22사단은“유족들이 K 일병의 유품인 유서와 수첩 등을 요구했으나 수사 자료라며 거부했고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이마저도 제지했다”고 군 인권센터가 밝혔다.

 

센터는 22사단의 이와같은 행위는“사건의 은폐, 축소 시도에 대한 의혹이 생기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K 일병의 사망에도“사단장 이하 22사단 관계자 중 사과하기 위해 유족을 찾아오거나 연락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게 유족의 주장이다. 다만“유족이 만날 수 있었던 군 관계자는 장례절차와 비용에 관하여 설명하러 온 인사참모뿐이었다”고 유족은 분개했다.

 

또 유족들은“부대의 과오로 빚어진 사고임에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고 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K 일병 사고 외에도 22사단은 이미 2014년 임병장 총기난사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고, 올 1월에도 얼굴에 구타당한 흔적이 있는 일병이 휴가 복귀 직후 자살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2014년 총기난사사건 당시 임 병장은 그해 6월 제22사단 일반전초(GOP)에서 동료 병사를 향해 수류탄을 던지고 총을 쐈다. 이 사고로 GOP 병사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 임 병장은 사고 직후 무장 탈영해 자살을 시도하다가 실패했다.

 

군인권센터는 K 일병 사망과 관련해서 ▲가해자를 즉각 구속하고 엄히 처벌할 것 ▲육군 제22사단장 및 대대장 등을 보직해임하고 중징계할 것 ▲군 당국과 수사기관은 망자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유품을 유족들에게 반환할 것 ▲육군 전사망심사위원회의 즉각 순직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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