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7% "정부 설명 납득 안 가"…지지율마저 곤두박질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자신이 연루된 사학스캔들 의혹 해명을 위해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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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뉴스=김주경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국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사학스캔들' 연루의혹에 대해서 "전혀 관여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이번에 터진 사학스캔들의 배경에 아베 총리의 친구가 이사장으로 재임 중인 가케(加計)학원에 수의학부 신설이 이뤄질 수 있도록 특혜를 준 것. 이 과정에서 아베 총리와 측근들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가케학원 수의학부 신설과 관련해 "압력을 행사하거나, 지시를 넣은 적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측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도록 한 적은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시 한 적 없다"고 재차 말했다.

 

아베 총리는 "친구와 관련된 일이다보니 의혹을 제기할 수 있으며, 사태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답변을 소흘히 했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이번 발언은 그의 부인 아키에 여사가 관련된 모리토모 학원 및 가케학원 문제가 계속 불거져왔음에도 '일방적 의혹'이라고 일축했던 것에서 다소 진전된 모습이다.

 

아베총리의 태도 변화의 이유가 사학스캔들이 확산으로 아베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악화되자 태세를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총리의 정치적 몰락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일 실시된 도쿄도의회 선거다. 이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총재를 맡고 있는 집권 자민당이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와의 대결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리고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사학스캔들 이후 계속해서 곤두박질 치고 있는 상황이다. 취임 이후 70%까지 올랐던 아베총리의 지지율은 사학스캔들 파문과 7·2 도쿄도의회 선거 참패 이후 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20%대까지 떨어졌다.

 

지지통신 조사(7월 7~10일)에서 언론사 여론조사 최초로 30%대가 붕괴한 29.9%를 기록한데 이어 마이니치신문 조사(7월 22~23일)에서는 한달 전보다 10% 포인트 하락한 26%로 급락했다.

 

아베 총리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중·참의원 위원회에 출석해 사학스캔들 의혹을 직접 소명하는 등 진상 규명에 주력할 계획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국회 발언을 통해 그동안 제대로 소명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는등 반성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소명에도 국민들의 반응은 냉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국민 77%가 사학스캔들에 대한 "정부 설명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한편, 마에카와 기헤이 전 문부과학성 사무차관은 이날 국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이즈미 히로토 총리보좌관이 "총리가 직접 말을 하지 못하니 (내가) 대신 말한다"며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신설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즈미 보좌관은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부인하는 등 외압 여부에 대한 진술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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