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2 드라마', 대반전..세터 이소라 투입 승부수 적중

 

▲ 한국 여자배구가 2017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에서 2그룹 우승에 1승만을 남겨뒀다.사진=배구연맹     © 중앙뉴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한국 여자배구가 2017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에서 2그룹 우승에 1승만을 남겨뒀다.

 

홍성진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세계랭킹 10위)은 30일 오전(한국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에서 끝난 2그룹 준결승에서 독일(13위)에 두 세트를 내주고 나머지 3세트를 모두 따내는 대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세트 스코어 3-2(19-25 13-25 25-21 25-18 15-12)로 이겼다.

 

우리 대표팀은 세트스코어 0-2로 독일에게 끌려가면서 3세트마저 지고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패색이 짙어 보였으나 마지막 세터 교체 카드가 성공하면서 기사회생 했다.

 

교체 투입된 백업세터 이소라(도로공사)가 신들린 토스로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1세트 초반 효과적인 서브로 7-3으로 앞서가던 대표팀은 전열을 정비한 독일에 7-7 동점을 허용한 뒤 리시브 불안으로 7-10으로 밀렸다.공격 범실과 백어택 대신 밀어 넣기로 우리 수비를 교란한 독일의 지능적인 플레이에 8-13으로 끌려간 끝에 결국 6점 차로 1세트에서 졌다.

 

2세트에서도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세터 염혜선(IBK기업은행)과 공격수들의 부조화로 이어져 9-16으로 끌려간 끝에 힘없이 주저앉았다.하지만 대반전은 3세트에서 일어났다.

 

홍성진 감독은 염혜선 대신 세터 이소라(한국도로공사)를 교체 투입해 분위기를 바꿨고, 이소라는 전위 공격수 전원을 활용하는 노련한 볼 배급으로 단숨에 불리한 흐름을 뒤집었다.

 

대표팀은 18-18에서 김희진의 연속 쳐내기와 김연경의 오픈 강타로 23-20으로 도망가 한 세트를 만회했다.

 

이소라가 투입된 뒤 주포 김연경(중국 상하이), 김희진(IBK기업은행), 박정아(한국도로공사) 삼각 편대는 물론 센터 김수지(IBK기업은행)와 양효진(현대건설)의 공격력이 동시에 살아났다.

 

김연경의 초반 연쇄 3득점으로 4-1로 앞서간 대표팀은 줄곧 2∼3점의 우위를 지켜가다가 김연경의 연속 서브 에이스로 14-9로 달아나며 4세트마저 잡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대표팀은 당황한 독일을 5세트 시작과 함께 몰아붙였다.

 

김연경이 연속 강타로 상대 블로킹을 뚫고, 김희진이 뒤를 받쳐 3-0으로 점수를 벌렸다.이어 잠잠하던 박정아가 직선과 대각으로 3연속 공격 득점을 올린 덕분에 대표팀은 7-3으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독일의 거센 추격에 13-12로 쫓긴 상황에서 김희진의 쳐내기 득점, 박정아의 공격이 잇달아 폭발해 대역전극이 마무리됐다.

 

한편 대역전극의 주역인 이소라는 이번 대회 내내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도로공사에서도 세터 이효희에 이어 백업 세터였던 이소라는 홍성진 감독의 부름 덕분에 7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고교 시절 최고의 세터로 불리고도 빛을 보지 못했던 이소라는 진천선수촌에서 묵묵히 땀을 흘리며 기회를 엿봤고, 가장 중요했던 독일과의 준결승 3세트부터 진가를 발휘했다.

 

이소라의 '깜짝' 활약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한 한국 여자 대표팀은 이제 목표로 내걸었던 우승까지 1승만 남겨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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