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의 눈으로 본 ‘파란 눈의 목격자’ 광주취재기

▲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가 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1980년 5월 어느날 외국인이 택시 요금 10만원을 주고 광주행을 요구한다. 한 마디로 ‘땡잡은’ 택시 운전사는 광주까지 차를 몰고 달리는데, 상황이 심상치 않다. 군인들이 길목마다 막아서고 제지한다. 과연 택시기사는 10만원을 토해야 할 것이냐? 손님을 목적지 까지 모셔야 할 것이냐? 그러나 택시 운전사는 타고난 서비스정신과 잔머리로 고객을 광주로 모신다.

 

8월 2일 개봉 예정인 영화 ‘택시 운전사’는 ‘푸른눈의 목격자’로 알려진 ‘위르겐 힌츠피터’의 이야기를 영화로 각색했다. 그가 광주로 가기까지 과정에서 조력자들을 ‘택시 운전사’로 압축해 보여준다. 위르겐 힌츠피터는 광주민주화 운동과정을 촬영해 독일 공영방송에서 방영했던 기자였다. 그는 광주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으로 그의 유품을 묘지에 묻었다.

 

장훈 감독은 고지전으로 많이 알려졌다. 그는 고지전에서 ‘전선야곡’으로 전쟁을 앞둔 병사들의 고뇌와 심리적 불안을 묘사하고 또 고지를 놓고 맞붙은 치열한 접전 속에 인간의 모습을 그리기도 했다. 마지막 장면은 협상의 제물로 전락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왜 싸워야 했는가?’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송강호는 지난해 ‘밀정’, ‘사도’, ‘변호인’ 등에서 독립운동가를 잡으려고 그들 조직에게 접촉한 일본경찰로, 아들을 뒤주에 집어넣는 영조로, 조세전문 변호사가 시국 사건의 국선변호인을 맡고 난 뒤 인권변호사로 변하는 과정을 어색함 없이 연기했다. 

 

이번에도 송강호는 실망하지 않는 연기력을 과시한다. 그는 “데모하려고 대학갔냐?”고 대학생을 비난하면서 백미러 수리비 5000원도 없어 3000원만 쥐어주고 도망가고 누군지도 모르는 외국인을 태우고 광주로 간다.

 

통금 이전까지만 서울로 돌아오면 10만원을 받게 되고 그 돈으로 밀린 월세를 갚는다는 희망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광주에서 알려진 것과 다른 실상을 하나씩 보게 된다. 그리고 가까스로 광주를 빠져나온 그는 서울로 돌아오지만 “아빠는 손님을 두고 왔어”라는 말 한 마디로 고심하게 된다. 

 

과연 그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손님을 다시 태우러 광주로 향할까? 아니면 우는 딸을 재우고 괜찮을꺼란 말을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의 안녕만 빌게 될까? 확인은 관객들이 극장에서 해야 할 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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