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한나 기자

 

매미소리

은월 김혜숙 

       

 

끝이 없다

철공소 용접하는 소리  

 

문도 열기 전에

들이 닥치는 소리 

 

심장 울려 잠을 깨우는

새벽녘 쇠 깎는 소리  

 

온종일 상처 난 구멍

메워 가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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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미 소리의 묘사가 참 재미있는 시다

꽃들도 생선가게 복실이도 말라버린 생선 등짝도 폭염에 고개 숙이는 폭염의 나날이다. 하지만 유일하게 떼거리로 씩씩한 매미들은 노래인지 악쓰는 소리인지 듣는 이의 기분에 따라서 그때 그때 다르다. 오늘은 활활 타는 태양앞에서도 보란듯이 여름을 불태우는 매미에게서 어떤 투지를 배우기도 한다. 매미는 지금 한 생의 집을 소리로 지으며 용접도 하고 기둥도 세우고 가슴의 상처마저도 제 목청으로 달래며 잘 마무리 하는 중이다. 저렇게 짧은 한 생을 소리를 위해 태어난 듯 목청껏 불태우는 것도  멋지지 않은가?

[최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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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월 김혜숙 시인/

 

<서울문학> 등단

서울문학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현대시인협회 간사

시 치유낭송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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