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초강경 메시지로 승부수...일촉측발 위기감 고조

▲ 트럼프 대통령     © 중앙뉴스


[중앙뉴스=김주경 기자] 지금껏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백악관도 놀란 분위기다.  

 

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참모들을 비롯한 백악관 보좌진들조차 전날 '화염과 분노' 발언을 미리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상 북한을 겨냥한 군사행동을 경고한 것으로 백악관은 뒷수습에 분주한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북한에게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충격발언을 던졌다. 

 

로이터통신은 미 행정부 관료에 말을 인용해 "외교정책과 군사 분야의 참모들도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깜짝 놀랐다"고 보도했다. 이어 '폴리티코' 정치전문매체에서도 백악관의 한 고문은  "백악관 내 다른 관료들도 트럼프의 발언을 사전에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며 이번 경고는 즉흥적 언급이었다"고 밝혔다.

 

백악관 측에 따르면 트럼프의 발언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단어는 그의 입에서  개인적으로 나온 것이지만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수위에 대해서는 주요 참모진과 충분히 상의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대통령의 일반적인 외교적 언어를 벗어난 강렬한 단어 사용으로 국제적으로 충돌 우려가 증폭되자 트럼프 행정부와 백악관 인사들이 앞다퉈 발언에 신중함을 기울이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귀국 도중 괌에 들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임박한 위협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이해할 수 있게 강력한 언어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9일(현지시각)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종말'과 '파멸'등 총 공세를 펼쳤다.

 

매티스 장관은 성명을 통해 "북한은 정권의 종말과 국민의 파멸을 이끌 어떤 행동도 고려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북한은 자신을 스스로 고립하는 일을 멈추고 핵무기 추구를 그만두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동맹국간 합동군사력은 지구상에서 가장 정확하고 튼튼한 방어력과 공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북한은 주목해야 한다"며 "북한의 (군사)행동은 우리의 행동에 의해 앞으로 강한 압박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평소 매티스 장관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재앙'이라고 말하며 군사적 옵션은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꾸준히 펼쳐온 반면 이날 성명에서 '정권 종말' '국민 파멸' 등의 단어는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북한은 매티스 장관의 성명이 나온 지 약 4시간 뒤 화성-12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4발로 괌을 포위사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미북 간에 정제되지 않은 채 던져지는 '말폭탄'으로 위협의 악순환이 이뤄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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