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비판 자제해야' 美에 톤다운 요청

▲ 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미클럽이 주최한 '문재인 정부와 한미동맹 세미나'에서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한미회담의 성과에 대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중앙뉴스=김주경 기자]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위협 발언을 놓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그의 발언에 휩쓸려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13일 미국언론 A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매우 이례적"이며 "미국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해서는 안된다"고 공개 비판했다. 이어 "미국 대통령이 위기를 조장한 것에 대해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북한의 위협을 놓고 도발을 멈추지 않으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북한은 '괌 포위사격 검토'로 맞대응했다.

 

문 교수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톤 다운'을 바란다는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정상이 통화한 지 불과 24시간 후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은 북한과의 관계를 우려하게 만들었다고 문 교수는 전했다.

 

문 교수는 한반도 북핵 위기에 놓여있는 현 상황은 美·北간 '치킨 게임'에 비유했다.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는 "위협이 아니라 상호 자제"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북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 "일관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메시지가 통일되어야 함에도 오히려 혼란을 가져다 준다"고 덧붙이며, "지금 미국 정부는 '전략적 인내'에서 '전략적 혼란'으로 이동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 교수는 "한미동맹은 굳건하며 앞으로도 계속 상호 단결할 것"이라고 보았다. 다만,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 위기를 다룰 외교 기술을 제시하기를 바란다"며 한국 지도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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