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시대를 살아간 인사들, 묵적(墨跡) 190 여점도 함께 선보여

 

 

명성황후 추정 초상화 공개...진위 논란 예상

<명성황후로 추정되는 초상화>

 

/중앙뉴스/윤장섭 기자/대한제국 당시 국모 명성황후로 추정되는 새로운 초상화가 일반에 공개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아직 확신할만한 근거들이 부족해 진위 여부에 대한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김종춘 한국고미술 협회 회장은 오늘 서울 종로구 경운동 수운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명성황후로 짐작되는 궁중초상화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명성황후로 추정되는 초상화속 인물은 평상복 차림으로 두건을 쓰고, 서양식 소파의자에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반듯이 단정하게 앉은 자세다.

 

명성황후는 일제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비운의 왕비다.

 

일본의 무사들이 당시 명성황후가 머물던 처소까지 처들어와 한 나라의 국모를 시해하고 시신마저 태워버리는 엽기적인 행각을 서슴치 않았다. 그런 까닭에 지금까지 명성황후의 진짜 얼굴로 확정된 사진이나 초상화는 없어 정확히 얼굴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여러 추정 인물이 있었지만 대부분 아닌 것으로 판명되거나 확증이 부족한 상태다.

 

한국고미술 협회가 이번 초상화에 대해 명성황후일 것으로 짐작되는 근거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제시했다.

 

▲ 명성황후로 추정되는 새로운 초상화가 일반에 공개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 중앙뉴스

 

먼저 일본식 표구 족자로 명성황후 살해범 미우라 고로의 작품과 한 세트로 전해져 온 점, 족자 뒷면에 부인 초상이라고만 돼있지만 적외선 촬영에서 민 씨라는 글이 나타난 점, 그리고 신발이 고급 가죽신인데다 신코를 드러내 그렸다는 점, 또 평상복이지만 저고리와 모란문 치마에 부평초꼴의 무늬가 나타나있어 당시 평민들은 결코 사용하지 못하던 옷감을 사용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왕비의 초상화로 보기엔 옷과 용모가 너무 초라하다며 명성황후로 단정할 만한 결정적 단서가 없다는 반론을 내놓고 있어 초상화의 진위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이번 전시에는 이 밖에도 명성황후가 사용했다는 동 주전자를 비롯한 이 씨 왕가의 다양한 유물과, 이준 열사가 썼다는 창작시, 윤봉길 의사의 부모 봉양에 대한 애절한 마음이 담긴 자작시, 손병희 선생의 개인 수양을 다짐하는 시구 등 일제 시대를 살아간 인사들의 묵적(墨跡) 190 여점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다보성갤러리가 광복 72주년을 기념한 특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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