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박태우 칼럼]우리들이 향유하고 있는 이 모든 문명은 정신작용의 산물이다. 두뇌의 작용이 몸동작으로 연결되어 지금 21세기의 찬란한 자본주의 물질문명은 누리고 있다. 문명의 토대가 된 종교와 철학적인 사상들이 21세기 문명의 존재이유를 잘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적자생존이론(survival of the fittest)이론을 만든 다윈이라는 생물학자도 지구상의 모든 존재들이 종의 번식으로 이루어 진 것을 설파했지만, 왜 인류사에서 전쟁이 일어나야 하고 또 승자가 된 집단이 언젠가는 패자가 되는 지에 대한 인문학적이고 철학적인 고찰은 생물학자의 한계에 부닥치어 제대로 하질 못한 것 같다.

새로운 문명으로의 근본적인 변혁이 없이 지금처럼 국가단위의 국제체제가 보편적인 국제기구와 공존하는 이 국제정치의 역학구도에서도 더 중요한 정치학의 연구과제는 누가 어떤 국가를 이루어 어떤 제도를 만들어서 그 집단 국민들의 주권이 가장 잘 반영되는 만 백성의 나라를 만드느냐는 과제일 것이다. 아직도 그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인류의 역사상 많은 제국들이 興亡盛衰로 소멸의 길로 들어선 것처럼 지금 한반도의 이 분단구조는 아직도 강대국이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그리고 일본이라는 한반도를 둘러싼 4강의 정치적인 셈법에서 자유롭질 못하다. 아니 자유롭지 못한 것이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판이 짜인 그 구조 속에서 갇히어 한민족 모두가 희망하는 통일도 그 국제변수의 언저리서 맴돌고 있는 것이다. 어떤 통일이느냐가 더 중요하지만 말이다.

더군다나 인류의 보편적인 정서와는 반대되는 이념과 폭정으로 거짓 선전을 일삼고 있는 북한의 김씨 독재체제에 대한 본질적인 변형이 없이는 우리가 원하는 자유민주적인 통일의 그림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혹자들은 소위 연방제니, 과도기적인 중립화통일론 등을 이론적으로 이야기 하나, 어디 역사가 이론에 따라 전개되었던가? 역사는 항상 바른 시대정신을 담은 철학이 뒷받침하는 힘의 논리로 전개되어 왔다는 현실을 외면하면 안 된다. 우리가 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걱정해야 하는지 제대로 보아야 한다.

많은 기간이 소요된다 해도 지금 저 북한 땅에서 허덕이고 있는 2300여 만명의 순수한 북한주민들에 대한 진정한 인권해방이 없이 북한의 독재정권에 면죄부를 주는 연방제니 뭐니 하는 명분론에 사로잡힌 이상에 치우친 통일담론은 대한민국의 역사가 참된 방향으로 물고를 트는 것을 가로막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국민들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더 공부하고 적극적인 여론 주도층으로 참여해야 이 나라의 참된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무릇 참된 국가의 유능한 지도자는 국제정치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바탕위에 뜨거운 민족애와 냉철한 이성으로 무장하고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잘 사용하여 그 나라가 부여받고 있는 시대적인 사명을 잘 감당하는 막중한 책임감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첫 째는 안보요, 둘 째는 경제라는 도식을 포풀리즘에 흐트려트려서는 안된다.

조선시대 壬辰倭亂전의 선조는 무능한 군주로 壬辰倭亂이 발발한다는 국제정세에도 어두웠고, 누가 충신이고 간신인지를 분간하는 사람 보는 눈도 결여되어 신하들의 당파싸움에 휘둘리다가 나라가 취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일마저도 당쟁에 휘말리며 제대로 하지 못한 무능한 지도자의 표상이라 사료된다. 백성들의 생명과 가정을 외세의 침략에 지키지 못한 선조에 대한 평가가 지금 어떤가?

21세기에 대한민국은 어쩌면 할 일을 야무지게 해야 하는 지도가 있어야 하는 매우 어려운 처지의 나라일 것이다. 남북문제, 한미동맹, 대중관계 등 대한민국의 국운을 좌우할 수 있는 현안들이 연일 쏟아지는 이 시점에 국가의 지도자가 어떤 數를 두느냐에 따라서 우리 후손들이 삶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黨爭을 넘어서 좋은 인재들을 발굴하여 適材適所에 배치하고 함량이 출중하고 자질이 되는 참모들을 가까이 하면서 좋은 인재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대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환경이 되도록 사람을 키우고 독려하는 지도자가 필요한 것이다. 좋은 말에는 경청하고 좋지 않는 말에는 귀를 닫은 지혜와 제대로 된 선진국가에 대한 신념이 클 때,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는 한 수의 바둑을 가장 잘 둘 수가 있을 것이다.

참된 민주주의는 만백성이 주인인 나라일진데, 偏見을 버리고 公明正大한 식견으로 국가의 에너지를 최대한 모아가는 지도력과 도덕성은 지도자 자신의 준비된 내공에서 나올 것이라 본다. 주위의 유능한 참모들이 사사로움을 멀리하고 오직 국가의 안위와 발전을 위해서 봉사할 때만이 참 된 민주주의가 그려지고 만 백성의 나라는 실현되는 것이다.

필자가 보기엔, 광복 72주년, 6.25발발 67주년이 되는 2017년이야 말로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굵직굵직한 變數들이 널려 있기에 대한민국호를 이끄는 사람들은 만 백성의 나라인 참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 바른 국제정세인식과 산적한 국내정치의 개혁구상이라는 균형 잡힌 토대위에서 더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매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후대의 사가들은 그들을 혹독하게 평가할 것이다.

박태우 고려대 연구교수/정치평론가/한국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박태우 고려대 연구교수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