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민주·기독사회당' 득표율 저조…연정도 험난할 듯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측되는 등 4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 연합뉴스


[중앙뉴스=김주경 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측되는 등 4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출구조사 결과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의 예상 득표율이 생각보다 저조한 데다, 극우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당이 득표수가 의외로 많아 제 3정당으로 의회입성에 성공하는 등 원활한 국정운영에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등 난항이 예상된다.

 

오후 6시(현지시간) 공영방송 ARD와 ZDF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집권 기민·기사 연합은 32.7∼33.3%의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보여 총선 승리가 확실시된다. 만약 최종특표율이 확실시되면 메르켈 총리는 4선 연임을 한 헬무트 콜 전 총리와 함께 최장수 총리가 된다.

 

기독·기사 연합은 승리는 했지만 여론조사 결과보다 6% 포인트 낮은 득표율을 받게됨에 따라 메르켈 총리의 4번째 집권 동력은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2013년 총선에서 얻은 41.5%의 득표율에 비하면 9% 포인트 정도나 떨어지는 등 1949년 이후 가장 낮은 득표율이다.

 

메르켈 총리는 출구조사에서 예상 밖 저조 득표율에 대해 "우리는 더 높은 득표율을 예상했다"고 말하며 "국회 사상 도전적인 시기를 맞이하게 됐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앞으로 유권자들의 우려에 귀 기울이며 좋은 정치로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반(反)난민·반이슬람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3.2∼13.4%라는 예상 외 득표수를 얻어 제3정당으로 의회에 진출했다.

 

사회민주당 측의 마르틴 슐츠 후보는 예상득표수가 20.2∼20.9%에 그치는 등 역대 총선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총선에서 25.7%를 득표했다. 슐츠 후보는 "독일에 슬픈 날이다. 우리는 선거에서 패배했다"면서 선거 결과에 승복했다.

 

현재 기독·기사 연합과 사민당 간의 대연정이 이어지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슐츠 후보는 "선거 결과가 우리에게 가리키는 것은 야당을 하라는 것"이라며 연정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 때문에 기민·기사-자민-녹색당 간의 이른바 '자메이카 연정'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자메이카 국기 색과 세 정당의 상징색(검은색, 노란색, 초록색)이 비슷하다는 데서 착안한 말이다.

 

기독·기사 연합의 연정파트너로 거론돼 온 자유민주당의 예상 득표율은 9.9∼10.5%로 4위를 기록할 가능성이 많아보인다.

 

또다른 연정 파트너로의 가능성이 제기되는 녹색당은 9.4%로 뒤를 이었고, 좌파당이 8.9∼9.0%로 3위권을 경쟁하던 군소정당 중 가장 낮은 예상 득표율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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