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군 수뇌부와 회동에서 한 "폭풍 전의 고요"발언의 의미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중앙뉴스



[중앙뉴스=김주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군 수뇌부와 회동에서 한 "폭풍 전의 고요"발언의 의미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군 수뇌부와 북한·이란 문제를 논의한 이후 단체 사진촬영에 응하면서 "이게 뭘 의미하는지 아는가"라고 먼저 묻고 나서 문제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풍'의 의미에 대해 기자들이 "이란? IS(이슬람국가)? 어떤 폭풍을 의미하는가?"라고 되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답변을 피했으며 "이 방에 세계 최고의 군인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기자들이 '폭풍'의 의미를 재차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곧 알게 될 것"이라고만 답하고 방을 빠져나갔다. 이를 둘러싸고 현지언론들에서는 매우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나 이란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한때 설득력을 얻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내주 이란핵협정 '불인증'을 선언할 것이라는 보도를 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발언'은 북한을 겨냥해 "독재정권이 우리에게 인명손실을 가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여러분들이 넓은 군사옵션을 제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에게 쏟아진 질문 중 상당 수가 '폭풍'의 실체를 묻는 말이었다. 이에 대해 샌더스 대변인은 "대통령이 무엇을 할지 미리 말하지 않는다"고 처음에 답했다.

 

농담한 것이냐는 두 번째 물음에는 "미국인들을 보호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심각하게 담긴 것"이라고 답했다.

 

세 번째 질문에는 "백악관은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놓고 북한 같은 나라들에 최고의 경제적, 외교적 압박을 계속 가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얼리티쇼 호스트의 습성을 내보인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CNN은 '트럼프가 잠재적 전쟁을 리얼리티쇼의 클리프행어(cliffhanger·매회 아슬아슬한 장면에서 끝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연속 드라마나 쇼)처럼 다룬다'는 기사를 실어 배경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리얼리티쇼 스타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런 쇼의 목표는 항상 드라마를 만들어 사람들이 계속 시청하게 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클리프행어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자 중대한 외교·안보 현안을 마치 리얼리티 쇼를 진행하듯 취급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일부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지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폭풍 전의 고요'를 말한 것은 모종의 군사작전이 임박했다"고 보는등 "지금은 중대 국면을 맞은 북한과 이란이라는 2개의 상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이란을 모두 겨냥한 것인지, 둘 다 아닌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도 그의 발언이 의도적이라고 이 방송은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의 발언을 놓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최근 대북 대화채널 가동을 언급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 낭비"라고 지적했으며, 이란에 대해서는 내주 핵협정 불인증 선언을 할 것으로 보았다.

 

트럼프 발언에 대한 온갓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미국의 저명한 미사일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연구원은 트위터를 통해 "제발 그만하라"고 비판했다.

 

루이스 연구원은 "잘못된 시기에 내뱉은 위협때문에 한반도에 예상치 못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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