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까지도 멈추게 만든‘평화의 불꽃’..30년 만에 전국 밝힌다

 

▲ 윤장섭 편집국장     © 중앙뉴스

자! 이제는 '평창'이다.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환히 비출 성화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신전에서 채화됐다. 성화 채화는 올림픽의 신성한 상징인 성화의 빛을 밝혀 전 세계에 성화봉송과 올림픽 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첫 번째 행사다.

 

성화를 채화하는 모습은 올림픽을 앞두고 가끔씩 방송화면으로 그 모습을 보아왔기 때문에 대부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사실 성화는 돋보기를 태양에 빚춰 빛을모아 불을 붙이 듯 원리는 같다. 성화 채화 역시 오목거울을 이용해 태양빛으로 불꽃을 피운다. 이날은 현지 날씨가 흐렸기 때문에 태양빛이 아닌 사전에 준비한 예비불씨를 이용해 성화에 불을 지폈다.불을 지폈다는 건 이제 올림픽이 시작됬음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평창을 비출 첫 봉송 주자는 관례에 따라 그리스 올림픽위원회가 지명한다.그리스 올림픽위원회는 성화의 첫 봉송 주자로 그리스 크로스컨트리 선수 '아포스톨로스 앙겔리스'를 지명했고 앙겔리스는 현대 올림픽 창시자인 쿠베르탱의 기념비까지 성화를 봉송했다.

 

이어 두번째 주자는 평창 올림픽 홍보대사인 박지성이 성화를 이어받으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은 시작됐다.

 

서울 올림픽(1988년) 이후 30년 만에 대한민국을 찾는 올림픽 성화는 이제 101일 동안 전국 방방 곳곳을 돌며 국민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역사상 최대 규모로 전 세계에서 92개국이 참가한다.참가국 수를 기준으로 보면 최대 규모였던 2014소치동계올림픽(88개국)보다 4개국이 더 참가를 하는 것으로 이는 평창을 향한 세계인들의 도전이자 모험이다.

 

전 세계가 동방의 작은나라 대한민국을 주목하는 것은 꼭 동계올림픽 때문만이 아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가장 핵 위협을 많이받고 있는 나라에서 그것도 북한 김정은 정권의 턱 밑에서 세계 최대의 동계스포츠 잔치를 벌이는 한국민들의 배짱을 주목하는 것이다.

 

첩첩산중에 쌓여있는 작은도시 평창은 이렇게 세계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대회의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서는 너와 나의 구분이 없어야 하며 정치와 경제를 모두 아우르는 대한민국이 한마음이 되어야 한다.이를 위해 대통령 조차 홍보대사로 나선 마당에 모든 정치권이 정쟁을 멈추고 평창올림픽 열기가 살아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100일도 채 남지 않은 평창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서 여,야는 정쟁을 접고 함께 머리를 맞대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가 지금이다.

 

우리 국민들의 장점은 위기가 닥치면 하나로 뭉치는 위대한 유전자와 도도히 이어 오는 위대한 정신이 있다.

 

지도자가 나라를 망치면 백성은 나라를 구하는 일에 목숨까지도 바쳤다.실제로 임진왜란 당시 선조와 조정의 대신들이 버리고 떠난 땅을 외적으로 부터 지킨이들은 천민출신 의병들이었다.

 

지금의 시대는 양반 천민을 구분짓는 시대는 아니지만 굳이 이야기 하자면 먼저 정치권이 평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물꼬를 터 줘야 한다는 것이다.

 

시진핑 2기의 `강한 중국'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맞부딪치는 상황에서 우리는 우리들 나름대로 한국민들만의 뚝심이 있다. 그 뚝심이 바로 지난 2011년 강원도의 산골도시 평창이 삼수 끝에 평창 동계올림픽이라는 기적을 만들어 낸 것이다.

 

평창이 두 차례 실패를 딛고 유치에 성공은 했지만 기쁨도 잠시 동계올림픽 불모지라는 인식이 세계인들의 시선만이 아니더라도 우리 국민들 조차 여전했다. 더욱이 박근혜정부 시절 국정농단 세력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이권의 대상으로 삼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평창올림픽 이미지는 크게 훼손됐다.

 

국민 사이에서 한때의 환호와 기쁨은 사라지고 굳이 많은 돈을 들여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까지 나돌았던 것도 사실이다.일부 유럽 국가들은 북한의 잇단 핵·미사일 도발이 고조되자 동북아 정세의 불안을 이유로 평창올림픽 불참설이 나돌기도 했다.

 

이제는 박근혜 정부에서 훼손된 이미지를 문재인 정부가 바로잡아 혹시라도 있을 일부 국가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외교적 노력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똥을 눈 놈이 있으면 치우는 사람이 있듯이 말이다.

 

전쟁까지도 멈추게 만든게 올림픽정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손사래 치는 북한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도 포기해서는 안된다.

 

냉전 시대였던 1988년 열린 서울 올림픽에 공산권 국가들은 대거 불참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2년 뒤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남북통일축구대회가 열렸다. 46년 중단된 경평축구가 ‘통일’이라는 단어 아래 부활했다. 이를 계기로 남북 고위급회담도 시작됐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평창 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기를 바라는 것은 국민 모두의 바램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북한의 미세한 변화 조짐에 우리는 조심스럽게 희망을 갖는다.

 

지금까지 평창올림픽을 외면하다시피 했던 북한이 패럴림픽 참가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북한이 나름대로 선수 선발 절차를 밟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국장은 “미국의 적대 정책 포기 땐 출구가 있을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또 몆일전 북한이 우리 측 어선을 이례적으로 신속히 송환한 것도 우리에게 보내는 대화의 사인(sign) 일 수도 있다.

 

11월 초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꼬였던 매듭이 풀어질수도 있다.트럼프와의 회담은 김정은의 마음을 돌릴 수 도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시진핑의 방한도 하나의 방법이다.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로서 두 번의 실패 끝에 유치한 평창올림픽을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닌 남북관계를 회복하는 기회로 만들어보자.

 

평창올림픽 정신은‘하나된 열정’이다.  세계인이 하나 되는 평화와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나가기 위해 우리는 요술램프라도 문질러야 한다. 올림픽은 단순히 대회를 치르는 것으로 성공 개최라는 평가가 나오지 않는다.모두가 하나가 될때 평창의 겨울은 스마일(smile)이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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