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중국 증시 기업 공개와 수익률 높지만 위험요소 많아”

▲ 올해 현재까지 중국과 홍콩 증시에서 상장한 기업 공개 규모가 377개로 한국 등을 비롯한 기업 공개를 견인하고 있다. (사진=연합)     


/중앙뉴스/이형근 기자/ 전세계 기업공개(IPO) 시장이 최근 10년래 가장 활기를 띠고 있으며 중국 등 아시아에서 바람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의 통계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진행되는 IPO건수는 총 1450여건으로 지난 2007년 이후 최대 규모로 나타났다. IPO 액수도 1700억 달러 (약 1900조원)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홍콩,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증시에서 이뤄진 IPO는 약 950건으로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이번 기업 공개추세는 몇 년 전만 해도 미국으로 향했던 것과 대비되는 현상이다. 원인은 최근 경제성장 회복세를 탄 중국이 이런 바람을 주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딜로직 집계를 보면 올해 현재까지 377개 중국기업이 상하이와 선전증시에서 IPO를 마쳤다. 이 규모는 딜로직이 지난 1995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수의 중국기업이 올해 상장에 나선것이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경기가 어느 정도 살아나면서 기업들이 사세 확장을 위한 자금 조달 방법으로 IPO를 선택한 것도 이런 추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 당국이 지난해 중순부터 IPO 규제를 풀고, 허가에 속도를 붙이면서 그동안 억눌렸던 상장 수요가 올해를 기점으로 한꺼번에 폭발하고 있다.

 

이러한 IPO 흥행몰이에 중국 갑부들을 포함한 투자자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아시아 증시 호황과 맞물려 주가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올해 아시아 증시에 새롭게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평균 154%나 올랐다. 최근 홍콩증시에 상장했던 텐센트의 전자책 업체 웨원과 싱가포르 게임 하드웨어 업체 레이저의 주가가 상장 추 첫 거래일 50% 이상 뛰었던 것이 이를 방증한다.

 

반면 올해 미국 증시와 유럽·중동·아프리카 증시에 상장했던 기업들의 주가는 각각 32%, 12% 오르는데 그쳐 대비된다. WSJ는 중국·홍콩증시에서의 상장 열풍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앞서 민 리앙 탄 레이저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에서의 상장을 고려했지만, 홍콩이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점에서 홍콩 증시를 선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중국증시의 성장에 대해 우려도 제기된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IPO는 대부분 중소기업이 주도하고 있고, 이들 중 상당수는 수익성이 낮고 입증되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 위험요인으로 지적된다.

 

자금이 두둑한 저명 기업들은 서둘러 IPO에 나서지 않는 반면 투자자금이 필요한 신생기업들이 규모가 갖춰지지 않는데도 상장을 서둘러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앤드루 클라크 미라보드 아시아 트레이딩부문장은 중국의 상장열풍이 IPO시장의 전체 그림을 왜곡하고 있다며 “중국과 홍콩 증시에서 많은 주식이 상장하고 있지만 대부분 소규모다. 하지만 이들이 합쳐지면 충격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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