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인턴 월급까지 e스포츠협회 돈으로 지급..검찰 조사 임박에 부담느껴

 

▲ 전병헌 정무수석이 16일 정오 즈음에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의 표명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직에서 물러났다.

 

전 수석은 16일 정오 즈음 정식으로 사퇴할 뜻을 밝혔다. 

 

전날(15일) jtbc 특종으로 e스포츠협회가 전 수석의 의원 시절 인턴과 비서관에게 급여까지 지급한 것이 알려지자 심적으로 부담을 크게 느낀 것으로 보인다. 

 

전 수석은 “최선을 다해 잘 하려고 노력했지만 대통령에게 결과적으로 누를 끼쳤다. 이에 정무수석 직을 내려놓는다. 과거 제 비서관들의 일탈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결백을 주장했다. 

 

전 수석은 “게임에 대한 우리의 과도한 오해와 편견에 맞서서 열심히 게임 산업 부흥에 힘을 써왔지. 절대 불법적인 일에 관여하지 않았다. 불필요한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입장 표명했다.

 

검찰은 협회가 전 수석의 비서와 인턴을 협회 직원인 것처럼 서류 조작을 해 급여를 지급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관련 혐의를 수사 중이다. 검찰은 협회 사무총장 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허위 급여 지급 혐의도 포함시켰다.

 

특히 협회 자금이 의원실 근무자의 급여로 지급된 만큼 전 수석이 모를리 없다는 판단 아래 소환 시점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 수석의 옛 비서관 윤모씨는 롯데홈쇼핑이 협회에 후원한 돈 3억원을 다른 곳에 유용하는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에 전 수석이 협회 자금을 사금고로 이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야당에서는 철저한 수사와 사퇴를 촉구하는 등 압박의 강도를 높여가는 중이었다.

 

▲ 전병헌 수석이 1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바른정당 전당대회에 참석했다가 나가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전 수석의 두 가지 의혹에 대해서도 규명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전 수석은 19대 국회의원 시절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었고 그 당시 롯데홈쇼핑이 전 수석이 협회장으로 있던 e스포츠협회에 3억원을 후원한 바 있다. 롯데홈쇼핑이 채널 재승인을 노리고 결정권을 쥐고 있는 관련 상임위 소속 전 수석에 뇌물을 건넨 것은 아닌지 정황상 의혹이 불거졌다.

 

더불어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전 수석을 실명 거론하며 게임농단 세력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전 수석을 비롯한 가족들이 게임 관련 규제를 무력화하는데 힘을 썼다는 의혹이었다. 

 

자금 유용에 관여한 정황 뿐만이 아니라 이러한 두 가지 의혹 때문에, 전 수석은 사퇴를 감행했음에도 여전히 앞날이 가시밭길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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