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여진 수개월 동안 계속될 것", 사후 지진 대비에 총력 기울여야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이번 ‘포항 지진’을 계기로 더 이상 대한민국은 지진 안전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두가 깨닫고 있다.

 

15일 14시 29분에 시작된 ‘포항 지진’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경북 포항 북구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기상청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16일 14시 4분에 마지막으로 관측된 것까지 총 44회 여진이 발생했다. 

 

정확한 위치는 경북 포항시 북구 북북서쪽 6km 지역(북위 36.10도 동경 129.35도)이다. 발생 깊이는 11km다. 

 

▲ 이번 '포항 지진'은 포항시 전체의 중앙부에 위치한 북구 흥해읍에서 발생했다. 자료=기상청   


포항 지진은 지난해 9월12일 오후 8시32분에 발생한 ‘경주 지진’ 5.8 규모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기상청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경주 지진으로 인한 여진 현상처럼 포항 지진으로 인한 여진도 수 개월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진 '위험국'으로서 대한민국

 

흔히 일본은 판 경계에 위치해서 지진 피해가 많고 우리나라는 유라시아판의 내부에 위치해 지진 안전 지대라고 생각해왔던 게 상식이었다. 

 

▲ 유라시아 판의 경계에 위치하는 일본과 내부에 위치하는 한반도의 모습. 하지만 한반도 역시 더 이상 지진의 안전 지대가 아니다. 자료=기상청 자연재해홍보만화     

 

하지만 한반도에서 작은 지진은 1978년 지진 관측 이래 꾸준히 발생했다. 특히 90년대 이후로 지진 발생 빈도수가 점차 늘어 2013년에 93회를 기록하는 등 지진에 대한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심각한 것은 2016년 지진 발생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점이다. 2016년은 경주 지진을 비롯해 총 지진 발생 건수는 252회를 기록했고 5.0 규모 이상의 지진도 3회나 일어났다. 3.0 이상도 30회로 과거보다 압도적으로 잦았다. 

 

일반적으로 지진 규모 3.0까지는 인간의 삶에 피해를 주지 않는 일상적인 상태라고 볼 수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연 평균 4만9000건이 발생한다. 하지만 4.0 이상부터는 방 안의 물건이 흔들릴 정도이고, 5.0 이상은 건물에 손상을 입힐 정도의 피해를 끼친다. 이번 포항 지진은 규모 5.4로 건물 외벽까지 붕괴시켰다. 

 

▲ 지진 규모에 따른 발생 현상. 자료=도쿄도 방재책자    

 

이를 메르칼리 진도 계급으로 치환해서 보면, 최고 강도 12단계 중 대략 8~9단계 사이라고 볼 수 있다. 꽤 위험한 수준이다.

 

▲ 메르칼리 진도 계급. 자료=기상청 자연재해홍보만화     

 

실제 포항 지진 진원지와 거의 일치하는 한동대학교는 큰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었다. 한동대 재학생 대부분이 타지에서 온 경우가 많아 기숙사생 비율이 높다. 일반적인 대학교 보다 많은 인원이 기숙사에 모여 있는데, 만약 5.4의 지진과 부실 건축물이 맞물렸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한동대생들은 현재 기숙사 건물의 붕괴 위험이 우려돼 인근 ‘기쁨의 교회’로 임시 대피한 상태다. 한동대는 이번주 일요일(19일)까지 휴교령을 내린 상태에서 기숙사생을 순차적으로 원 주거지로 보낼 예정이다.

 

▲ 16일 한동대학교 지진 피해 현장을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     

 

궁극적으로 더 이상 우리나라는 지진 안전국이 아님을 명심하고 대책 마련에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건물의 내진 설계 규정을 강화 실시하고, 지진대피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하고, 지진 재난 전문가도 양성해야 한다. 지질학 연구에 좀 더 많은 투자를 해서 예측 시스템을 정교하게 꾸려가는 것도 필요하다.  

 

포항 지진으로 인한 여파는 언젠가 잊혀지고 다 수습되기 마련이지만, 이후 대한민국이 어떻게 달라지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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