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김수영 기자]우리은행의 차기 은행장에 손태승 우리은행 글로벌부문장이 내정됐다.

 

우리은행 임원추천위원회는 30일 손 부문장과 최병길 삼표시멘트 대표를 대상으로 차기 행장 선출을 위한 최종 면접을 진행한 뒤 손 부문장을 차기 행장으로 단독 추천하고, 우리은행은 이사회를 열고 손 부문장을 임기 3년의 차기 행장으로 내정했다.

 

우리은행장 손태승 차기행장. 사진=우리은행

 손 내정자는 1959년 광주 출생으로 전주고와 성균관대 법학과, 서울대 대학원 법학 석사를 나와 1987년 한일은행으로 입행했다. 그동안 전략기획부장과 LA지점장, 전 우리금융지주 미래전략담당 상무, 관악동작영업본부장, 자금시장사업단 상무, 글로벌사업본부 부행장 등을 거치며 전략과 영업, 글로벌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이달 초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사퇴를 발표한 뒤에는 은행장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우리은행 안에서는 특정 계파에 줄서기보다는 업무로 승부를 보는 스타일로 평가받는다.

 

임추위원들은 손 내정자가 영업을 비롯해 전략과 글로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고 특히 글로벌부문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담당하던 IB, 자금시장, 외환 등 전 부문에서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등 성과와 추진력을 높이 평가했다.

 

임추위 관계자는 "후보자 면접을 마치고 임추위원들과 은행장을 추천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없었다"며 "모두가 손 내정자를 차기 행장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뽑았다"고 말했다.

 

이날 진행된 최종 면접에서도 손 내정자는 ▲ 균형성장과 건전성 관리강화 등을 통한 국내부문의 내실경영 ▲ 동남아 중심의 질적성장을 통한 글로벌부문의 현지화 경영 ▲ 차세대ICT 시스템 안착 및 4차산업 생태계 구축을 통한 디지털 경영 ▲ 소통 및 공정한 인사시스템을 통한 신뢰경영 ▲ 사업포트폴리오 최적화 및 금융지주 체제 전환을 통한 미래경영을 우리은행의 비전으로 제시했다.

 

한편 손 내정자가 내달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쳐 은행장에 오르게 되면 한일은행 출신으로는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이후 6년 만에 한일은행 출신 행장이 나오게 된다.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빛은행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공적 자금을 받기 위해 합병한 뒤 만들어졌다.이후 우리은행은 통상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이 번갈아가며 은행장을 맡아 왔다.

 

그러나 2011년 상업은행 출신인 이순우 현 저축은행중앙회장이 행장에 올랐다가 다음 행장에 상업은행 출신인 이광구 행장이 오르면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간 갈등이 증폭됐다.

 

이번 채용비리 의혹 때도 채용비리 리스트에 모두 상업은행 출신들만 이름을 올려 한일은행 출신의 내부고발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 채용비리로 어수선해진 우리은행 조직을 정비하고 해묵은 한일·상업 갈등을 봉합하는 것을 손 내정자가 해결해야 할 첫 번째 과제로 꼽고 있다.

 

손 내정자는 "고객이 만족하는 은행, 주주에게 보답하는 은행, 시장에서 신뢰받는 은행, 직원이 자부심을 갖는 은행을 만들어 2020년에는 대한민국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내달 2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손 내정자를 51대 우리은행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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