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수민 기자]강제된 침묵 - 송인展이 갤러리 그림손에서 12월13일부터 29일까지 그림 전시회가 열린다.




▲ 송인, 강제된 침묵-너만 안 들으면 돼
장지, 먹, 아크릴, 수정테이프, 콘테, 227.3x181.8cm, 2017

 

사회 구조속에 발생된 암묵적 행위…심선영(갤러리 그림손 디렉터)


구조화된 불평등은 인류 역사에서 일상적으로 존재해 왔던 사회적 제도의 하나였다. 한 사회에 고착화되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표면적으로든 그렇지 않든, 불평등을 만나고 있다. 많은 사회적 변화과정으로 좀 더 나은 현상을 이루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직도 성찰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사회계층화에 따른 다양한 관점은 불합리, 폭력, 불안, 불평등이라는 사회적 문제점을 야기 시켰고, 우리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꾸준히 극복해 나가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점은 예술가에게 조형언어로서 보여줄 수 있는 당위성과 고찰로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 송인, 강제된 침묵
장지, 먹, 아크릴, 수정테이프, 콘테, 112x145.5cm, 2016





▲ 송인, 강제된 침묵
장지, 먹, 아크릴, 수정테이프, 콘테, 363x227.3cm, 2017





▲ 송인, 강제된 침묵
장지, 먹, 수정테이프, 콘테, 130x162cm, 2017





▲ 송인, 강제된 침묵
장지, 먹, 수정테이프, 콘테, 130x162cm, 2017





▲ 송인, 강제된 침묵
장지, 먹, 수정테이프, 콘테, 130x162cm, 2017


송인 작가는 사회적 제도에서 발생되는 불편한 시각과 상황에 대해 작업을 하는 작가이다.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예술과는 달리, 작가는 사회소수약자, 여성폭력, 아동폭력, 사회소외자를 향한 시선에 초점을 맞추어 그들을 통해 우리사회에 팽배해진 인간의 허무주의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주요 색채는 검은색이다. 검은색은모든 빛을 흡수하는 색으로 무거움, 두려움, 암흑, 공포, 죽음, 권위 등을 상징하듯이 검은색이 주는 암흑은 사회의 불합리에 대한 강렬한 색채로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내용의 의미가 더해져 극도의 암묵적 엄숙함으로 다가온다.

 

검은 어둠에서 대비되는 흰색은 어두운 암흑에서 희미한 빛 줄기를 뿜어내듯이 형상을 드러내고 있다. 흑백의 대조로 이루어진 조형성은 시각적 감정으로도 충분히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흰색의 색채는 수정테이프라는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수정테이프는 무언가를 지울 때 사용하거나 새로운 무언가를 다시 하고자 할 때 쓰이는 도구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수정테이프는 우리 사회적 제도와 불합리에 관한 문제점을 수정테이프라는 레디메이드를 통해 불편한 시각과 상황을 지우고 새롭게 찾고자 하는 의도도 함축되어 있다. 수정테이프의 특성상 수 십 번의 붙이기를 반복하면서 먹과 수정테이프의 켜켜이 쌓여진 레이어 겹치기는 하나의 새로운 회화작업을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수정테이프로 회화적 터치의 다양성을 보여주면서, 강약 조절로 인하여 검은 어둠에서 흰색의 밝음을 끌어내는 형식이 된 셈이다. 우연히 접하게 된 수정테이프는 이제 작가의 손과 붓, 마음이 되어 표현하고자 하는 작업에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 송인, 강제된 침묵-너만 조용하면 돼
장지, 먹, 아크릴, 수정테이프, 콘테, 91x116.8cm, 2016





▲ 송인, 강제된 침묵-너만 눈 감으면 돼
장지, 먹, 아크릴, 수정테이프, 콘테, 181.8x227.3cm, 2017





▲ 송인, 강제된 침묵-묵시적 통제
장지, 먹, 아크릴, 수정테이프, 콘테, 227.3x181.8cm, 2017





▲ 송인, 강제된 침묵-어린 병사
장지, 먹, 아크릴, 수정테이프, 콘테, 260x193cm, 2017


사회소수약자, 소외자를 그린 작가는 이번전시에서 여성의 시각과 불평등에 대해 다루었다. 여성으로서의 불합리, 불평등, 폭력, 불안에 대한 극도의 감정을 여성의 얼굴을 통해 표현하고있다. 폭력은 신체적인 손상뿐만이 아닌 심리적, 정신적 압박의 강제성을 말한다.

 

폭력은 인간욕망의 하나에서 나온 것처럼 인류 전체에 비판 받을 사회적 논란이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닌 전세계 여성에게 해당되며, 사회학의 중요한 일부로 관습, 차별, 종교, 신분 등 개선되어야 할 사항인 것이다. 작가가 표현한 다양한 여성의 얼굴을 보면 극도의 불안함을 내포하고 있다.

 

그들의 시선은 어딘가를 향해 있거나, 응시하면서 무언가를 말하고자 하지만, 말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그러한 상황은 색과 얼굴만의 처리로 인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최대한 이끌어 낸다. 우리는 무언가를 보는 순간 할 말을 잃게 된다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그 대상의 표면에 떠오른 내용을 간파하였기 때문이다.

 

송인 작가의 작품을 마주하는 순간 우리는 피하고자 하는 불편한 시각을 느낄 것이다. 우리가 보고 싶어하지 않는 상황, 순간, 현실을 작가는 색과 여성의 심리적 표정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작품 속 여성들과 함께 드러난 해골 손은 모두 입과 귀, 눈을 가리키고 있다. 암묵적인 침묵과 방조, 죽음과 연관을 가진 의미로 사회폭력에 대한 비유적 표현을 극도의 소재를 통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검은색과 어우러진 푸른빛은 서늘함을 두 배로 느끼게 하고있으며, 어쩔 수 없는 침묵, 강제적 침묵, 불편한 진실을 어두운 여성의 얼굴을 투과하여 우리에게 과연 무엇이 중요하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질문하고 있다. 인간의 근본적인 폭력이 개개인의 성향과 관계가 있다 하더라도 인간은 행위적 상황을 통해 그것을 극복 할 수 있다.

 

우리는 작품을 통해 불편함을 회피하는 대신, 우리가 무엇을 느끼고 나아가야 하는지를 작가는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과 지켜야 할 부분은 반드시 있다. 이러한 이데올로기 속에서 사회적 메커니즘의 하나인 폭력은 보이지 않는 정신적 감정으로 아이들에게, 여성에게 나아가 모든 인간에게 다가와 있으며,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방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작가는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감정 중 하나를 드러내어 급변하는 사회제도 안에서 변화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예술로 성찰하고 있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가? 을 끊임없이 고찰하고 변화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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