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항쟁과 촛불혁명을 통한 지방분권 강조, 네거티브 지양, 사퇴는 최대한 빨리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복기왕 아산시장의 출마선언문에는 ‘정의’와 ‘지방분권’에 대한 서술이 주를 이뤘다.  

 

복 시장은 안희정 현 충남지사의 업적을 계승하고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충남의 2기 민주정부”를 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복 시장은 16일 오전 충남도청에서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 에서 봤던 6월항쟁은 민주주의의 시작일 뿐 완성이 아니”라며 “촛불혁명으로 가능했던 적폐청산 작업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6월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다”고 밝혔다.

 

▲ 복 시장은 출마선언문 낭독을 마치고 기자회견장 밖에서 몇몇 기자들과 깊이있는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사진=박효영 기자)     

 

복 시장이 출마선언문 2쪽에 걸쳐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정의로움과 불의에 대한 투쟁이었다. 복 시장은 명지대 총학생회장에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3기 출신으로 운동권 경력이 화려하다. 그런만큼 그는 영화 을 통해 알 수 있는 그 시절 청년들의 뜨거운 저항에 대해 자신이 “걸어온 길”이라고 규정했다. 

 

▲ 전재수 의원은 복 시장을 충남지사 후보감이라고 지지선언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복 시장은 “청년 복기왕도, 중년 복기왕도, 국회의원 복기왕도, 시장 복기왕도 자랑스러운 민주주의의 길 위에서 단 한순간도 비켜 서 있지 않았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복 시장의 지방분권 철학은 6월항쟁과 촛불혁명 속에서 피어난다. 복 시장은 “분권 대한민국은 한시도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사명”이라며 지방선거일 개헌투표를 통해 헌법에 지방분권 강화가 반영돼야 하고 “꼼수로 무산된 행정수도 이전도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복 시장은 문 대통령에 “개헌을 통한 제2국무회의가 구성되기 전에 현재 국무회의에 권역별 광역단체장이 서울시장과 똑같이 자격을 가지고 배석할 수 있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기자의 관련 질문에 복 시장은 “현재처럼 서울시장만 배석하는 것은 여전히 중앙집권적 사고에 매몰된 것”이라며 “법을 바꾸기 전에 대통령 권한으로 가능한 것부터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 무엇보다 출마선언문에서 정의를 강조했던 복 시장. (사진=박효영 기자)    

 

복 시장은 시정 경험을 떠올리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중앙으로부터 나오고 있었다”고 밝히면서 충남지사 공약으로 “도의 행정을 시군 위주의 행정으로 재편하겠다”고 말했다. “도가 갖고 있는 권한을 대폭 시군에 이양해 민원인들이 시군과 도를 오가는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복 시장이 이날 발표한 일곱 가지 공약으로는 △교육분야 3대 무상정책 △미세먼지 해결과 반값 전기료 실현 △버스 완전공영제 단계적 시행 △어르신 무료 목욕권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정책 △혁신도시 지정을 통한 내포신도시 활성화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건설 등 대형 사업 추진 △북한과 교류협력이 있다. 

 

▲ 지방분권주의자를 자처할 정도로 복 시장은 중앙집중된 한국 정치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복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의 도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절대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시종 충북지사에 대해 같은 민주당 소속인 오제세 의원이 네거티브 공세를 좀 했었다며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으로 네거티브 유혹이 있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복 시장은 “그렇게 안 하려고 한다”며 “길게 갔을 때는 도움이 안 된다”고 답했다. 

 

이어 “그 험난한 충남에서 안희정 지사가 그렇게까지 한 것 자체를 칭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복 시장은 “안 지사가 15개 시군의 균형발전을 이룩했고 농업분야를 중시해 도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며 “노고와 업적에 존경과 찬사”를 보냈다. 

 

복 시장은 자신이 당선되면 충남도가 “충남민주정부 2기”가 되는 것이라며 “안 지사가 추진했던 3농혁신을 더욱 발전시키고 다양한 성과들을 철저히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복 시장은 안 지사보다 “여러 생활정책에 대해서는 공부가 더 되어있고 훈련이 잘 돼있다”고 어필했다. 

 

▲ 복 시장은 인지도가 낮기도 하고 다른 주요 후보군이 버티고 있어 불리하다고 생각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현실적인 문제가 없는 게 아니다. 당장 인지도가 낮다. 

 

복 시장은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매일 TV에 틀면 나오고 (이미 출마선언을 한) 양승조 의원은 자유로운 신분으로 선거 행보를 밟을 수 있다”며 그에 비해 자치단체장인 자신은 그러지 못 하는 제도적 현실을 두고 안타까워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번 출마선언 자리에서 최초로 페이스북 라이브를 진행했고 앞으로도 SNS를 잘 활용해 보겠다는 방침이다. 

 

복 시장은 일반 여론조사로는 “박수현 1위, 양승조 2위, 나머지 후보들”이 있지만 “당내 정서는 내가 1등”이라고 밝혔다.  

 

특히 복 시장은 양 의원에 대해 “충남 지역 4선 의원으로서 우리 당의 큰 자산”이라며 “계속 중앙정치 무대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완곡하게 표현했다.

 

자치단체장으로서 선거운동에 불리하기 때문에 복 시장은 아산시장직 사퇴 시점도 (등록 시한 3월5일) 한 달 이른 2월7일에 하겠다는 입장이다. 복 시장은 “홀가분하게 아무 제약없이 선거운동 할 수 있는 신분을 만들고 싶다”며 더 빨리 사퇴할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기자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의 의회 구조가 여소야대임에도 나름의 협치를 잘 해내서 복지정책을 실현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충남도의회와의 협치 구상안을 물었다. 분권주의자를 자칭했던 복 시장은 이에 “바짝 엎드려서 존중하겠다”며 “맥주마시고 점심 자주 같이 먹고 그렇게 최선을 다해 소통해 보겠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연정에 대해서는 달리 생각한다”며 “충남도민이 나를 뽑아줬다는 것은 나의 정책과 비전을 믿어줬다는 것”이고 그런만큼 정무부지사에 야당 인사를 앉히고 흐지부지되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한편, 현재 충남지사 대진표는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복기왕 아산시장으로 가시화 되고 있는 형국이다. 박 대변인과 양 의원의 2파전 양상이지만 복 시장과 이 의원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다.

 

충청권 언론(중도일보와 충청투데이)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대변인이 20~25%로 10~15% 사이인 다른 경쟁자들을 앞서고 있다. 

 

무엇보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현재 대체적으로 지역 민심의 호평을 얻고 있는데다 전국 자치단체장 직무수행 평가에서도 1위(한국갤럽이 12월27일 실시한 전국 시도지사 직무수행평가 조사에서 77%의 긍정 평가를 받음)를 차지하는 등 충남지사 선거는 민주당 내 경선 싸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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