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이 세상을 등질 때까지 존경 받기를 원한다. 그러면서 “현재의 자리에서 묵묵히 기다리고 있으면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란 막연하고도 우연한 기대를 꿈꾼다. 그러나 분초를 다투는 현대 사회에서는 우연한 성공이란 없다. 성공은 자기 자신을 초월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논리적 사고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타인과 다양한 관계 속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한다.

그리고 작금의 이루는 것은 다름 아닌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논리적 토론이다. 이는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가장 기본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 사회의 토론문화는 그 사회의 성숙도를 진단하는 잣대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합리적인 경로를 거치지 않고 권위나 우격다짐으로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지혜를 얻기 위한 정중한 충고를 토론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상 우리는 거의 매일 토론을 하고 있다. 주말에 있을 친구의 생일 모임에 어떤 옷을 입고 갈 것이냐를 결정할 때, 신상품 출시시기를 언제로 할 것인지를 결정할 때, 신규 사업 진출 여부를 결정할 때도 우리는 토론을 하고 있으며, 사회 각계에 토론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토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논쟁과 단순한 말싸움을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토론은 한 가지 논제를 중심으로 실시하되 주장이 상반되는 양자 또는 양측 사이에서 벌어지는 논쟁의 형식을 띠는데, 이것이 결국은 감정적 언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언쟁을 피하려다 보니 정책 결정을 위한 각종 토론은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형식적인 행사로 그치는 때가 많다. 특히 각 기업에서의 노사협상을 보면 노사회의는 하나의 공식적인 절차일 뿐이고 정작 중요한 의사결정은 사전교섭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논쟁을 좋아하지 않는 한국인다운 특성이다. 하지만 세계무대에서는 사전교섭과 같은 비공개적인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모든 외교적 협상은 토론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제 우리도 당당하게 토론으로 맞설 수 있는 실력을 키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건전한 논쟁을 즐길 줄 아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토론의 기술은 국가의 핵심 경쟁력이다. 토론은 조직의 운영, 특히 구성원 경영의 도구로서도 매우 유용하다. 오늘날 글로벌 사회는 부단히 격변하고 있다.

따라서 환경의 변화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바탕으로 “무엇을, 언제, 어떻게 실시할 것인가”를 충분히 심사숙고하여 정책을 결정하고 시행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되었다. 즉 기업 경영에 있어서 ‘논리적 사고’가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업의 전략적 사고는 바로 ‘토론’을 통해 이루어지며, 구성원들이 얼마만큼 논리적 사고력을 갖추고 있는가가 경영의 성패를 좌우한다.

이는 곧 ‘토론에서의 논리적으로 말하는 기술’이 리더들 개개인에게 있어서도 핵심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적극적인 문제해결과 창조적인 발상을 위해서도 토론의 기술을 반드시 익혀야 한다. 열린 마음과 열린 사고를 바탕으로 하는 자유로운 토론은 적극적인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참신한 발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또한 토론의 실제를 보면 전제를 생략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전제는 이야기의 출발점이자 결론의 근거이다. 대체로 어떤 이야기에서 전제가 생략되면 무엇을 말하는지 분명하게 알 수가 없다. 혹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잘못 전달될 가능성이 크다. 때로는 말하는 사람의 의도와 달리 말의 뜻이 와전되어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설득을 목적으로 하는 토론에서는 전제를 분명히 밝히는 것이 좋다.

한편 훌륭한 소통사회의 밑천은 토론에서 최선의 방어도, 최선의 공격도 논리적 엄밀성에 있다. 논리를 전개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용어, 논점, 추론 방식, 논의 전개 방법 등이 모두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빗나간 논점을 공격하는 방법은 상대편이 설명하는 논점이 지금 전개하고 있는 토론과 무관한 경우에 적합하다.

상대편은 자기 논리의 취약점을 얼버무리기 위해 별 관계가 없는 논점을 드러내 이치에 맞는 것처럼 설명한다. 때로는 의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심코 설명을 하는 도중에 논점을 벗어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이때 기회를 놓치지 말고 이 점을 지적해 상대편 기세를 꺾는 것이 좋다. 고로 사람의 생각만큼 마음대로 되는 게 있을까? 우리의 참된 최종 목적지는 “공감하는 세상” 더불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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