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삶 속에서 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쉼에 대한 니즈 또한 다양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 단순 휴식 공간으로만 여겨졌던 리조트가 이제는 쉬면서 동시에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펀드매니저로 일하는 강모씨는 최근 색다른 쉼을 경험했다. 바쁜 생활 속에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그가 핸드폰도 잘 터지지 않는 깊은 숲속 명상센터에서 2박3일을 보냈다. 사과와 청국장으로 하는 다이어트 프로그램과 고요한 달빛 속 오솔길을 걷는 명상 등을 하다 보니, 몸과 마음이 한결 평온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오는 여름 휴가도 조용한 사찰에서 자신을 성찰해보는 템플스테이에 참가하기로 이미 결정했다. 작년부터 하고 싶었지만 신청자가 몰리면서 아쉽게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른바 골드미스인 양모씨는 다음 달 연차 휴가를 내고 마카오 여행을 다녀올 생각이다. 단지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의 ‘자이아(Zaia)’를 보기 위해서다. 마카오에 있는 베네치안 리조트는 이 서커스가 아시아에서 상설 공연되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쉬면서 이색적인 체험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동시에 집을 떠나 쉴 수 있는 대표적 공간이자 레저문화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리조트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의 촬영장소로 화제를 불러모았던 일명 ‘현빈 리조트’다. 원시림 속 고급 별장을 연상시킨 이곳은 실제 아직은 좀 생소하게 느껴지는 힐링형 리조트라 한다. 말 그대로 이 리조트에선 치유를 위한 문워킹, 명상, 요가, 맨발코스 등 숲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된다. 단순히 주변을 둘러보고 먹고 자는 숙소로만 여겨졌던 리조트에 변화의 조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요즘 사람들에게 쉼은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쉼에 대한 니즈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살펴보고 이와 함께 새롭게 뜨고 있는 신개념의 리조트 사례를 통해 리조트 산업의 발전 방향을 가늠해 본다.

쉼의 중요성과 니즈 다양화

사람들은 살려고 일하는가, 일하려고 사는가? 일하기 위해 쉬는가, 쉬기 위해 일하는가? 사회나 세대, 그리고 개인마다 각각 처한 상황이나 가치관에 따라 그 대답은 달라질 수 있다. 인간의 삶에서 일과 쉼이 가장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중에서도 요즘 사람들은 쉼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으며, 색다르게 쉬고 싶다는 니즈 또한 증가하고 있다. ‘휴테크’니, ‘OFF학’이란 말까지 등장했다. 과거에는 육체적인 쉼 위주였다면, 이제는 정신적 충만에 신경을 더 쓰고, 남들과 뭔가 차별화된 자신만의 특별한 쉼을 추구하는데 열심이다. 그만큼 심신의 건강과 안정을 추구함이 더 중요해지고, 능동적으로 쉴 수 있게끔 제반 여건들이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 건강한 삶을 위한 쉼

쉬고 싶은 만큼 쉬다 가세요
사는 게 힘들지요
(중략)
시계도 없고 달력도 없고
전화도 없고 텔레비전도 없고
여긴 없는 게 많아서
그런대로 지낼 만할 거에요
(중략)
좀 쉬세요, 그러다 고장나요
한두해 살다 그만둘 게 아니라면
이따금 세상에서 한발짝 물러나
숨을 좀 돌릴 필요가 있지요

‘좀 쉬세요’ 라는 시의 제목처럼 숨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위로하는 것 같다. 삶에 지친 우리들에게 좀 쉬엄쉬엄 하라고 말이다. 삶 속에서 쉼의 의미가 더 중요해지고 있는 것은 현대 사회의 과잉과 결핍 속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우선, 스트레스의 급격한 증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사회 전체가 물질적으로 더 풍요로워지고 인터넷과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온라인 소통이 확대되면서 삶의 공간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개개인의 현실은 높아진 행복의 기대치에 못 미쳐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또한 지식경제사회에서 넘쳐나는 지식과 정보, 처리해야 할 업무 증가로 뭔가에 집중하거나 마음의 여유를 찾기란 더더욱 어렵다. 온라인상 가까운 사이라도 실제로는 아는 것 하나 없는 익명의 관계일 뿐이며, 이웃이나 친구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일은 바쁜 삶에 밀려나기 일쑤다.

여기에 세계 곳곳에서 끊이지 않는 테러의 위협뿐만 아니라, 최근 일본의 대지진사태와 같은 자연재해, 환경오염에 대해 제대로 예측하고 대처할 수 없다는 점도 많은 사람들에게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