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의 약간 들뜬 분위기는 데이트를 즐기기에 좋은 환경이다. 게다가 덥고 끈적끈적한 여름과는 달리 추운 겨울은 사랑하는 이와 손을 꼭 잡고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손을 맞잡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바로 일 년 내내 차가운 손 때문이다. 발이 시린 것은 본인만 아는 괴로움으로 상대에겐 어느 정도 감출 수 있지만 손이 시린 것은 금방 들통이 나게 된다. 연인과의 스킨십이나 비즈니스상의 악수에서, 또는 동호회 등의 모임에서 등 의외로 손을 내밀거나 잡아야 할 일이 종종 생기게 되는 데 차고 시린 손은 자신이나 타인에게 모두 유쾌한 기분을 주지 못한다.

이렇게 손발이 시린 수족냉증은 대부분 추운 계절에 증상을 나타내지만 간혹 일 년 내내 수족냉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많은 수족냉증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에 생기는데, 증상이 악화될 경우 여성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수족냉증을 유발하는 요인은 자율신경과 호르몬 대사의 부조화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왜 여성에게 수족냉증이 많은 걸까?

첫째, 여성호르몬이다. 초경, 임신과 출산, 폐경 등 호르몬의 변화가 심할 때 수족냉증이 심해지거나 혹은 완화되기도 한다. 이는 호르몬의 변화가 자율신경계와 혈관의 수축과 확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둘째, 정서적으로 예민하다. 사회적 약자인 여성이 남성보다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많지만,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스트레스가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각종 심혈관 질환을 유발한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바 있다.

셋째, 환경적 요인이다. 설거지나 빨래 등 찬물에 많이 노출되는 편이다. 또한 짧은 치마나 배꼽티 등 하체를 차갑게 하는 것도 큰 요인 중 하나이다. 특히, 운동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외부에 신체노출이 심하면 전체적인 혈액순환 시스템이 순조롭지 않게 된다.

넷째, 신체적 요인이다. 여성은 남성에게는 없는 자궁이나 난소 등 내장기관이 많다. 내부 장기에 혈액이 몰리다 보니 말초 혈액 순환이 느려질 수 있다. 특히 임신 및 출산 시에 영양분이나 철분의 부족, 그리고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 등은 수족냉증을 유발한다.

란클리닉에서 제안하는 수족냉증에 대한 생활 속 처방은 다음과 같다.

1. 정제된 음식을 먹지 않도록 하고, 근채류로 이루어진 음식을 먹도록 한다.
2. 잠자는 시간과 먹는 시간을 일정하게 하여 생활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한다.
3. 땀이 약간 날 정도의 운동을 자주 할 수 있도록 한다.
4.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쌓아두지 않도록 자기 나름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개발한다.
5.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하도록 마인드컨트롤 한다.

이 외에도 반신욕이나 족욕을 한다든지, 몸을 따뜻하게 하는 한방차를 마시면 좋다. 란클리닉 오재성 원장의 말이다. “우선 먹지 말아야 할 것은 장의 한열조화를 깨트릴 수 있는 음식입니다. 빵이나 국수 등 면 종류와 인스턴트음식, 주류, 고기류(특히 돼지고기), 그리고 새우나 조개류, 연체류 등입니다. 이 같은 것은 몸이 찬 소음인한테는 맞지 않습니다.”

한방차로는 장을 따뜻하게 하는 생강차와 계피차, 계지차 등을 권한다. 직접 갈아서 만든 당근주스도 좋다. 손발은 인체의 오장육부에 배속된 흐르는 모든 경락과 연결이 되어있는 우리 몸의 축소판이다. 증상이 개선되지 않고 생활에 불편을 느낄 정도라면 전문의와 상담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도움말: 란클리닉 한의학 박사 오재성 원장]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