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특별취재>샌프란시스코 몬트레이 베이, 모나크 나비의 신비

▲ 모나크  나비     ©브레이크뉴스

새해 연휴를 맞아 샌프란시스코에서 2시간 거리에 위치한 몬트레이 베이를 다시 찾았다. 특별히 찾은 이유는 그 동안 준비해온 모나크 나비에 대한 정보 수집을 위해서다. 예정 시간을 넘겨 늦게 도착했지만 그래도 따듯한 분의 도움을 받아 생생한 현지 취재를 할 수 있었다.

나비의 이동

요즘 같은 추위에 안타깝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몬트레이 반도 남단에 위치한 패시픽 그로브에 사는 주민들과 이곳을 특별히 찾는 관광객 이다. 그 이유는 나비가 추위와 찬 바람에 견디기 힘들기 때문이다. 패시픽 그로브는 몬트레이 지역 내에서 클린튼 이스트우드가 시장을 역임한 카멜시와 함께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이다. 카멜은 페블비치와 골프장으로 너무나 유명한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살리나스(Salinas)가 죤 스타인백의 짖은 향기에 묻혀 있다면 패시픽 그로브는 모나크 나비(monarch butterfly / 왕나비)가 매년 겨울을 나기 위하여 찾는 나비의 고향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날아온 모나크 나비 숫자는 약1만8천 마리로 추정되고 있다.지난해에는 약 8~9천 마리가 찾아 왔다니 올해엔 두 배로 찾아온 셈이다. 이들 모나크 나비는 대부분 알라스카에서 날아온다. 약 2천 마일 거리를 날아온다니 선 듯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비의 날개 크기는 전부 합쳐도 대부분 4인치를 넘지 못한다. 그런 가녀린 날개로 날아오다니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미스터리다. 전문가들은 모나크 나비가 스스로 날개를 펄럭이면서 오는 것은 불가능하고 아마도 지구의 기류를 타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알라스카의 빙하가 녹아 샌프란시스코 베이 캐스케이트 산맥까지 흘러내려 특이한 기후를 형성하는 것도 기류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한 가지 특이한 것은 모나크 나비가 높은 럭키산맥을 넘지 못하기 때문에 동부 뉴잉글랜드 지역의 나비는 겨울철이 다가 오면 멕시코로 이동하고 서부 지역 알라스카 서식 나비는 캘리포니아 주로 온다. 이 말은 나비가 동서로 이동하기가 힘들다는 뜻이다.

자연의 기적

미국 전역에 약 1억 마리의 모나크 나비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나비 수명은 생각보다 짧다. 모나크 나비의 일생은 암컷이 유액식물인 밀크위드(milkweed plant) 잎사귀 위에 알을 낳으면 약 4일이 지나 부화하고 애벌레로 약 2주간 지내는데 이때 오직 밀크위드 잎사귀만 먹는다. 나비 애벌레는 밀키위드 잎사귀만 먹기 때문에 이 나무가 고갈되면 모나크 나비도 자연스럽게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밖에 있다. 일부 지역에서 밀크위드 유화나무가 잡목으로 분류돼 벌목되기도 한다. 밀크위드 잎사귀는 강한 독성이 있어 새나 동물이 먹으면 죽는데 유독 왕 나비 애벌레에겐 어떤 중독현상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애벌레가 이런 독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새나 다른 곤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애벌레 후 번데기 같은 용기에 담겨 약 2주간 나무에 매달리게 되는데 이때 번데기 속에서 애벌레 녹색에서 오렌지와 검정색으로 변화되어 용기 밖으로 나오게 된다. 마침내 세상으로 나온 나비는 대개 약 2-6주의 생명을 유지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특이한 것은 알라스카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캘리포니아로 나아오는 모나크 나비의 수명은 약6-8개월로 알려지고 있다. 즉 같은 나비라도 환경에 따라 수명이 다른 점이 있다.

알라스카에서 날아 온 모나크 나비들은 지금 이곳에서 겨울을 나고 있는데 2~3월이 되면 교미가 끝나고 암컷만 다시 샌후아퀸 밸리로 이동해 알을 낳고 죽게 된다. 그러면 다시 알이 부화하고 나비가 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4대 후에 알라스카를 거쳐 중 캘리포니아로 돌아오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수수께끼로 남는 부분은 4대가 거친 후에 날아오는 나비가 대부분 똑 같은 나무로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어떻게 4대 후 증조할아버지의 자리를 알겠냐는 뜻이다. ‘자연의 기적(nature’s miracle)’으로 불리는 이 숙제를 풀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아마도 나비가 대대로 슈퍼 칩을 물려주고 있을지도.

모나크 나비의 이동이 스펙타클하게 관심을 끌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의 이동이 철새 떼처럼 웅장하게 보이지 않고 수백 마리가 뭉쳐 작은 포도송이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 유화나무 꼭대기에 매달려 있어 육안으로 관찰하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차가운 바람과 비에 모나크 나비가 대단히 약하다. 그래서 따듯한 날이 아니면 왕처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날아가는 나비를 보기가 쉽지 않다. 패시픽 그로브에 가장 많이 온 것은 1951~1952으로 약 1백만 마리였다는 풍문도 있으나 기록이 없어 확인할 수는 없다. 현재 패시픽 그로브외에 모나크 나비 있는 지역으로는 산타크루즈, 피스모 비치, 멀리 산타바바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패시픽 그로브지역에서 해마다 10월 첫째 주 토요일을 모나크 나비 기념일로 정하여 butterfly parade 행사를 하고 있다. 모나크 나비의 홈 커밍(home coming)을 환영하는 뜻이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패시픽 그로브를 모나크 나비 보호구역(butterfly sanctuary)으로 정하고 보존하기 위하여 모나크 나비를 잡거나 소음으로 방해할 경우 5백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오는 2~3월이 오면 모나크 나비의 여정은 다시 시작될 것이다. 암컷 모나크 나비가 모두 떠나고 수컷만 남아 자신의 수명까지 살다가 죽게 된다. 이번 모나크 나비를 취재하면서 관심 있었던 사람들로부터 정보를 받을 수 있었다. 특히 모나크 나비가 서식하고 있는 패시픽 그로브에서 Butterfly Grove Inn을 운영하는 에릭 박선생님이 주신 사진과 정보에 다시 한번 지면을 통해 감사 드리며 그 외 협조해 주신 다른 분들에게도 같은 뜻을 전해 드린다. 날씨 좋은날 왕나비들이 떠나기 전에 꼭 알현을 해야 되겠다.[e중앙뉴스 기사제휴사=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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