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영암 산림항공관리소 소속 산불진화용 헬기 추락
 
 
기장 비행 교육을 위해 이륙했던 산림청 헬기가 호수에 추락, 기장 등 탑승자 3명이 모두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23일 오후 1시57분께 전남 영암군 삼호읍 망산리 영암호에서 산림청 영암 산림항공관리소 소속 헬기가 추락했다.

헬기는 이날 오전 10시 19분께 부기장들의 기장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인 산불진화 훈련을 위해 산림항공관리소를 이륙했는데 이 사고로 기장인 박용규(52) 교관 조종사와 함께 타고 있던 이중대(46) 부기장, 이용상(44) 부기장 등 3명이 모두 숨졌고 현재 시신은 광주 금호장례식장에 안치됐다.

▲ 산불진화헬기    러시아제 '카모프(KA-32T)'   
 당일 낮 12시 40분께 무안공항 관제소에 비행상황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뒤 연락이 끊겼으며, 오후 2시25분께 호수에 추락한 채 발견됐다.

긴급 상황 시 자동으로 신호를 보내는 위성조난발신기(ELT)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탓인지 당시 해경에도 조난 신호가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고는 정오까지 복귀하기로 했던 헬기가 연락되지 않고, 연료가 바닥날 시점인 오후 1시 까지도 돌아오지 않자 항공관리소는 오후 1시25분께 119로 수색을 요청했다.

긴급 출동한 119구조대가 기장 등 탑승자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했고 항공관리소도 헬기를 현지로 급파해 사고헬기를 찾아냈다.

발경당시 옆으로 비스듬히 누운 헬기는 꼬리 일부와 앞바퀴만 물 위에 보였고 동체는 완전히 물에 잠긴 상태였다.
  
사고 헬기는 영암군 덕진면에서 10여km 가량 떨어진 영암호 상공으로 날아가 수면 20여m 상공에서 헬기를 정지시킨 다음 강력한 펌프로 물을 빨아올리는 산불 상황에 필요한 물을 담는 '담수훈련'을 한차례 실시했다.

   산림청 측은 이날 날씨가 좋았던 점 등으로 미뤄 작동실수나 기체결함으로 사고가 났을 개연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지만 블랙박스를 회수하는 등  정확한 원인을 밝히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산불진화가 주 임무인 이 헬기는 러시아제 '카모프(KA-32T)' 기종으로, 1995년 도입됐으며 탑승인원은 18명, 최대 이륙중량은 1만1천㎏, 기본 중량은 6천640kg이다.
 
이헬기는 지난  1993년 12월 국내에 도입되고 나서 항공관리본부 4대, 영암 4대, 양산 4대, 원주 4대 등 산불진화용 헬기로는 가장 많은 30대가 국내에 들어와 있다.

최근    산림청 헬기가 추락해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2007년 8월 20일 충남 공주에서 진천 산림항공관리소 소속 헬기가 떨어져 3명이 숨지고 난 뒤 2년 3개월여만이다.

    국토해양부 항공조사단도 헬기를 타고 도착, 추락 현장을 둘러보고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섰는데 크레인을 탑재할 수 있는 바지선을 빌려 이른 시일 안에 기체를 인양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사고는 지난 6일 강원도 인제에서 헬기 추락사고로 2명이 숨진 지 한 달도 안 돼 발생했는데 인제에서 발생한 사고는 민간항공기가 송전탑 건설공사에 투입돼 공사 자재를 운반하던 중 추락했다.

두 사고에서 추락한 헬기는 모두 노후된 러시아제 KA-32A 카모프 헬기로 이 헬기는 해양경찰청에서 아직도 8대가 운용중이어서 안전성문제가 다시 도마위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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