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또 다른 의미의 존재로 다가 옵니다
생각해보면 신비합니다
서로간의 관계에 의해서 무엇이 진정 존재 한단 말인가
바다속엔 너무도 많은 은어가 있다




잔잔한 바다를 보면 날마다 하늘과 물.언제까지 같은 것만 보이고 -----

짐승처름 울부짖음 같은 소리를 내며 우- 몰려와 거품으로 변하고
또 다시 저 편에서 소생하여 달려오는 성난 파도를 보면 살갖에 소름이 돋는듯 했다
무엇하나 고정 되는게 없고 모든 것은 생겨나고 흩어진다는 생각
따라서 방금 본 것과 똑 같은 것을 다시 볼 수 없다는 데 대한 허망감과 절망이
바다를 지켜보는 나에게 들이 닥쳤다

그것은 세상 모든 피조물의 운명
즉 소생과 성장과 죽음의 단면 이기도 했으나
두려워 굳이 아는 체 하지 않으려고 했던 위협적인 진실이기도 했다
그러나 두려워도 외면할 순 없지
편안한 거짓보다 아픈 진실이 났지 --------



바다를 보라 !
바다는 언제 보아도 새로운 감동을 안겨준다
끝없는 수평선.
일출과 일몰의 화려하고 장엄한 풍경과
온 몸으로 달과 별빛을 받고있는 밤바다의 신선한 정경이나
은어처름 싱싱한 물 비늘은 가슴속을 말할 수 없이 설레게 한다

바다가 거칠어져 온통 하얗게 부숴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문득 바다 꽃 이야기가 생각 난다
전에 같이 승선 했던 선배 s으로부터 들은 그 이야기가 묘하게 내 마음속에 깊이 뿌리내려
오늘처름 미쳐가는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떠오르곤 한다



 
다음은 그의 이야기를 기억나는 대로 옮긴 것이다
"아버님은 30년 가까운 세월을 바다에서만 보내다가 돌아가셨지
무척 술을 좋아하셨는데 어느날 밤에 몹씨 취하셔서 귀가 하시더니 나를 부르더군
그날밤 아버님으로 부터 이 바다 꽃 애기를 듣게 된거야

어느해 그리스선원들과 동승하고 계실 때 그들로부터 아버님이 들으셨다는데
바다 한 복판에 그렇게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꽃이 피어 있었다는거지
그리스선원이 직접 본건지 아니면 그 역시 다른 선원으로부터 들은 건지는 몰라
바다 꽃 애기는 하나의 신화처름 선원들 사이에 전해져
그 꽃을 바다에서 보게 되면 자기의 소원을 이룰수 있다고
제법 신빙성 있게 소문이 퍼진거여 "

"그 애기를 곧이곧대로 믿어버린 건지 아버님께서는 더욱 열심히 바다로 나섰다
수소문해 본 결과
누군가는 스페인 앞바다에서 바다꽃을 보았다더래
그리고 또 누구는 홍콩근해에서 그 꽃을 보았다더래
허지만 전부 뜬소문에 불과했고
결국 아버님은 바다 꽃을 보지 못한채 돌아가셨다

허지만 전부 뜬소문에 불과했고
그애기를 들을 땐 나도 웃고 말았는데
그후로 묘하게 잊혀지지 않더라구 어때 소설속의 일부분 처름 들리지 않니 ?"

네게는 너무 신비하고 충격적으로 들린 이 바다 꽃 이야기는
과학적인 견지에서 보면
모든 신화나 전설처름
무료한 옛날 선원들이 지어낸 이야기 인지도 모른다

거칠어져 온통 하얗게 부서지는 바다를 보며 바다 꽃을 생각한다
바람 한점 없는 마치 제사상에 놓인 묵처름 매끈한 바다위에 떠오르는 보름달
미친듯이 날뛰는 겨울 북태평양 상에서 선수에 일어나는 물보라
스물네 살 꽃다운 나이에 바다에서 숨진 선원의 죽음
평생을 바다에서 보낸 노선장의 하얗게 센 머리카락
그 모든 것들이 어쩌면 신화속의 바다 꽃이 아닐까 ?

날마다 바다는 내게 무슨 애긴가를 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 짧은 한 순간의 절실함으로 눈뜨고
귀 열어 삶을 만질수 있는 이유는
우리에겐 사랑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

바다 속에 뭐가 들었나 ?
흰 문패처럼
다래끼처럼 매달린
그 바다의 찌를
불길이 하늘로 끄집어 올린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를 버리고
자신의 사랑마저 의심스러워 하는
가위눌린 삶에서 탈출할 수 있는 통로중의 하나가
바다를 향한 마음이 아닐까
온 세상 식구들이 처음의 고향으로 날마다 돌아가는

자유의 바람이 부는 그날까지
내가 살아 있는 세상을
바다를 부등켜 앉고 사랑해야 하리라
마도로스들에게
나의 바다를 사랑 하는 마음이 전해졌으면 -----------------------

 

                         중앙뉴스 / 신 영 수 기자  youngsu49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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