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KIA의 김상현이 11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09 CJ마구마구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3루수부문을 수상한 뒤 골든글러브에 입을 맞추고 있다./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할머니 영전에 바치는 황금장갑.’

     축하할 자리였지만, 분위기는 숙연했다. 정규리그 MVP이자 3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김상현(29·KIA)이 조모상을 당한 것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김상현은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CJ마구마구 프로야구 2009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총 유효표 341표 가운데 286표를 얻어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은 뒤 “어제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이 골든글러브를 할머니 영전에 바치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상현의 할머니 황정례(96) 여사는 자랑스러운 손자가 역시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었던 지난 10일 고향 군산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김상현의 집안은 할아버지도 ‘백수’를 채운 장수 집안으로, 호상이었지만 김상현의 슬픔은 깊었다. 김상현은 시상식 후 “올 시즌 손자가 야구를 잘한 것을 보고 돌아가셔서 참 다행”이라며 “곧장 군산으로 내려가야 한다. 바로 달려갔어야 하지만 고맙게 주신 상을 직접 받는 게 도리인 것 같아 시상식에 참석했다”고 덧붙였다.

     김상현은 위로를 받고 얼굴이 다소 밝아졌다. 희망을 전도하는 MVP 김상현은 골든글러브를 받고 나서도 “특히 2군 선수들이 지금의 내 모습을 보고 더욱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무명 선수들에게 꿈과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김상현은 스승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바쳤다. 자신을 LG에서 받아들여 오늘을 있게 해준 조범현 KIA 감독과 황병일 타격코치, 가장 마음이 외로웠던 때인 군(상무)시절 자신을 아끼고 지도해 줬던 김정택 상무 감독과 박치왕 코치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김상현은 “군 시절 잘 이끌어주셔서 오늘의 내가 있는 것 같다. 오늘 박치왕 코치님이 오셔 꽃다발을 전해주기도 해 감사의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다”고 고마워 했다.

    스포츠월드 이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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